• ▲ 오페라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포스터.ⓒ국립오페라단
    ▲ 오페라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포스터.ⓒ국립오페라단
    현대오페라 걸작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이 블랙코미디로 재탄생돼 국내 초연된다.

    국립오페라단은 7월 11일부터 1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을 선보인다.

    독일 극작가 브레히트(1898~1956)와 작곡가 바일(1900~1950)의 협업으로 탄생한 이 작품은 1930년대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에 정식 초연됐으며, 히틀러가 가장 싫어했던 오페라로 유명하다.

    나치의 상연금지령으로 한때 무대에 오르지 못했으나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20세기 오페라 중 하나다. '마하고니'라는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으로 인해 사회가 번영하고 몰락하는 과정을 담아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비판한다.

    '서푼짜리 오페라'(1928)로 잘 알려져 있는 작곡가 쿠르트 바일은 재즈, 래그타임, 캬바레 음악 등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도입하고 일반적으로 오페라 오케스트라에 등장하지 않는 색소폰, 밴조, 반도네온 등의 악기를 사용했다.

    국립오페라단은 19세기 중반 이후를 배경으로 삼은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드라마투르그 이용숙은 "급격한 산업화로 자본주의가 본격화된 시기가 아니라, '자본주의가 갓 태동하던 시기로 눈을 돌리면 어떨까'라는 문제 제기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원작의 배경을 벗어나 시공간적 배경을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에서 펼쳐진다. 블랙 & 화이트의 모노톤, 직선과 사각도형으로 이뤄진 초현실적인 가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극중 인물들은 바로크 시대를 연상시키는 화려하고 과장된 의상을 입고 등장한다.

    연출과 안무는 안성수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이 맡는다. 그는 서사적으로 무대에 옮기는 대신 오페라와 현대무용의 경계를 허무는 도전에 나선다. 산업화로 극도로 비참해지고 상품화되는 민초들의 삶을 우아하고 관능적으로 재현할 예정이다. 

    2018년 국립오페라단 '코지 판 투테'에 참여한 젊은 마에스트로 다비드 레일랑이 지휘봉을 잡고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그란데오페라합창단이 무대에 오른다. 테너 미하엘 쾨니히·국윤종과 소프라노 바네사 고이코엑사·장유리가 각각 '지미'와 '제니' 역으로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