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핏하면 질문 무시, 툭하면 묵묵부답 "이해찬도 있는데"… '셀프 자제' 황교안과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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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백브리핑' 자제를 선언하면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언론 대응 행태가 도마에 올랐다. 이 대표의 일관된 '질문 무시'에 비하면 황 대표의 발언 자제 정도는 '애교' 수준이란 것이다.이 대표는 평소 “걸어다니면서 인터뷰 안 한다”며 취재를 거절하고, 정치권의 시선이 당대표의 입으로 쏠리는 시급한 사안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 민주당 출입기자들의 누적된 불만이 황 대표의 최근 행동으로 인해 폭발한 형국이다.황 대표는 24일 각종 구설에 오르자 당 대표로서 하는 백브리핑(추가 질의응답)을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기자들의 불만이 나오자 민경욱 대변인은 “이해찬 대표도 '절대 돌아다니면서 말하지 않겠다'고 그러는데 우리는 여러분들이 나오라고 하면 항상 나오지 않느냐”고 해명했다.이 대표가 당대표 취임 이후부터 내세운 언론 대응 철칙은 정치권에서 유일하다. 통상적으로 모든 의원이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하는 길거리 인터뷰를 금한다. 대신 기자들 질문을 한 번에 '몰아서' 답변하는 월 1회 정례 기자회견 자리만 고수한다. 이 같은 방식은 잘 정리된 답변을 준비할 시간을 벌어 민감한 이슈에 대응할 때 유리하다.또한 개별 언론사의 인터뷰는 허용하지 않으며, 전화 취재도 보좌관을 통해서만 답변하는 형식으로 대한다. 이 대표 의원실 보좌관은 이를 두고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고 설명했지만, 모든 기자들이 의견을 모아 공식적으로 인정한 바 없다.이 대표는 특히 지난해 당 회의를 마치고 나올 때 취재진이 이재명 경기지사와 관련한 당의 견해를 묻자 “그만들 해! 이제”라며 불쾌감을 드러냈고, 그럼에도 물러서지 않자 “그만 하라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답변하기 곤란한 사안이었기 때문이었다. -
- ▲ ⓒYTN 보도화면 캡쳐
이 대표는 지난달 광주에서 열린 5·18 기념식에서 지역신문 기자들이 5·18 진상규명에 관한 견해를 물었을 때도 침묵했다. 간단한 방문소감을 물어도 끝까지 대답하지 않았다."특권의식 있다면 지나친 것"이에 민주당 출입기자들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 매체 기자는 26일 "당대표 입장을 듣고 기사를 빨리 써야 되는데 그냥 지나가면 허탈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매체 기자는 "정치를 오래 했다고 일종의 특권의식이 있어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지나치다"고 지적했다.반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기자들에게 열린 태도를 보인다. 손 대표가 지난 4월 바른미래당을 '더불어민주당'이라고 잘못 말했던 것도 백브리핑에서 나온 실수였다.외국 정치인들의 사례와도 다르다. 길에서 취재진 질의를 받아 답변하는 것은 기본으로 정착된 관례다.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별 일이 없는 한 오전과 오후 하루 두 차례 관저 입구에서 기자들과 질문을 주고받는다. 기자들이 온종일 쫓아다니면 국정 수행에 방해가 되기에 하루 두 차례만 현안에 답하는 것으로 간사와 협정을 맺었다. 길을 가다 멈추고 준비된 마이크 앞에서 발언하는 형식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백악관 내에서 헬기나 차량으로 이동하는 사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다. 아무리 급해도 잠깐 멈춰서서 1∼2개의 현안에 대해 코멘트한다. 다소 곤란한 질문엔 농담 섞인 답변이라도 내놓고 상황을 끝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