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리 결손금 5100억원 털어내기 위해… 보통주 10주를 1주로 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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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 JTBC가 보통주 10주를 동일한 액면가액(5000원) 주식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보상이 없는 감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JTBC는 지난 19일 이사회에서 결손금 보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억1501만5000주의 보통주를 무상감자하기로 결정했다. 감자비율은 보통주 90%. 신주권 상장 예정일은 오는 9월 23일이다.
감자는 주식회사의 자본규모가 비대해져 효율성이 떨어지거나 적자 규모가 커져 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렀을 때 법원에 등록한 자본 총액을 줄이는 것을 가리킨다. 실제로 JTBC는 이번 결정으로 회사 주식 수가 1억1501만5000주에서 1150만1500주로 감소하고, 자본금은 5750억7500만원에서 575억750만원으로 대폭 줄어들게 됐다.
무상감자를 하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은 감자 비율만큼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보통은 기업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JTBC의 경우 매출액이 전년 대비 367억원 정도 늘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전년과 비교해 각각 30%와 444%가량 증가하는 등 경영상태가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자본금(5750억7500만원)에 비해 미처리 결손금(5134억8100만원) 규모가 커 이를 털어내기 위해 감자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JTBC 관계자는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빠르게 변하고 있는 방송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JTBC의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신규자금 확충을 통해 시장 내 경쟁력 있는 재원을 확보해 나가야 하므로 감자 추진 후 외부 투자재원을 확충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JTBC로부터 감자 결정 승인신청을 받은 방송통신위원회는 "우선 감자 결정이 승인 대상인지 여부를 살펴보고, 승인 대상이라고 판단되면 어떤 식의 절차를 거쳐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검토하고 심사할 것"이라는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회계전문가는 "JTBC가 감자 사유로 언급한 미처리 결손금은 회사 설립 이후 전기에 이월된 결손금과 당기에 발생한 순손실이 누적된 것"이라며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져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이 감자 결정을 내린 이유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