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처음 3마리 이상 확인… 환경부-국립생태원 "DMZ 생태적 가치 입증"
  • ▲ 까만색 새끼 반달곰이 DMZ내 개울을 건너는 모습이 작년 10월 국립생태원이 설치한 '무인생태조사 장비'에 포착됐다.ⓒ환경부 제공
    ▲ 까만색 새끼 반달곰이 DMZ내 개울을 건너는 모습이 작년 10월 국립생태원이 설치한 '무인생태조사 장비'에 포착됐다.ⓒ환경부 제공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으로 분류된 반달가슴곰이 비무장지대(DMZ)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DMZ에 설치한 '무인생태조사장비'를 통해 야생 반달가슴곰의 서식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2014년부터 생태계 연구 목적으로 92대의 무인생태조사장비를 DMZ에 설치했다. 이 장비는 온혈동물의 움직임을 탐지기로 자동포착할 수 있다. 연구진은 지난해 10월 이 장비를 통해 새끼 반달가슴곰 1마리를 찍었다. 

    군부대는 보안검토 등을 거쳐 지난 3월 이 사진을 국립생태원에 전달했다. 사진에는 까만색 새끼 반달곰이 개울을 건너는 모습이 찍혔다.
     
    "반달가슴곰 최소 3마리 서식 가능성"
     
     DMZ에 반달가슴곰의 서식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몸무게 25~35kg, 생후 8~9개월로 추정된다"며 "아직 어린 곰이라 주변에 부모 곰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DMZ 내 반달가슴곰이 최소 3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철책 등을 고려하면 곰이 외부에서 DMZ로 들어갔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환경부는 "이번에 촬영된 반달가슴곰은 과거부터 이 지역에서 살던 야생 개체의 후손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생태계적 중요한 발견"... "DMZ 보존할 것"
     
    한반도 전역에 서식하던 반달가슴곰은 밀렵과 6·25전쟁으로 절멸위기에 처했다. 1982년 천연기념물(329)로 지정됐으며, 1999년 지리산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후 소식이 끊겼다. 2012년부터는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로 보호받는 귀중한 생태적 자산이다.
     
    환경부는 DMZ 내 생태계 관리에 더 힘쓸 예정이다. 유승관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반달가슴곰의 서식이 확인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로, DMZ의 우수한 생태적 가치가 다시 한번 입증된 것"이라며 "앞으로 DMZ 일대 생태계 및 생물다양성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고 체계적인 보전·관리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