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부모연대 불법시위… "잡아봐라" 경찰 놀리다 '대통령 면담' 약속받고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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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소속 회원들이 2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앞에서 기습시위를 하고 있다. ⓒ전성무 기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사) 회원 70여 명이 2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앞에서 기습시위를 하며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도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구했다.이들은 집회금지구역인 청와대 인근에서 1시간 동안 불법집회를 했지만 연행된 이는 한 사람도 없었다. 청와대와 경찰이 불법집회·시위를 묵인·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왔다.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은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 춘추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를 도입하라"고 촉구했다.이 단체 회원들은 본격적인 집회에 앞서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상주하는 춘추관 진입을 시도하다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회원 2명이 탈진해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이들은 "대통령님 나오십시오" "대통령님 약속을 지키십시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문 대통령과 면담을 요구했다. -
- ▲ 2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앞에서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실 소속 행정관(왼쪽)이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주최 측 관계자를 만나 대통령 면담 요구서를 접수하고 사진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전성무 기자
집회금지구역에서 시위했는데...춘추관을 비롯해 청와대 100m 이내 지역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집회금지구역이다.경찰은 3개 중대 240여 명의 병력을 춘추관 앞에 투입한 뒤 네 차례에 걸쳐 이들에게 해산을 명령했다. 하지만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의 해산명령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집회를 이어나갔다.경찰은 불법집회 현장에서 세 차례 해산명령에도 불응하면 강제연행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날 현장을 지휘하던 경찰 관계자는 겸연쩍은 듯 "일곱 번 해산명령까지 연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경찰이 해산명령을 반복하면서도 연행에 나서지 않자 일부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잡아가 봐라" "왜 안 잡아가느냐"는 외침이 나왔다.이들은 청와대가 55분 만에 사회정책비서관실 소속 행정관을 보내 대통령 면담 요청서를 접수하자 약속이라도 한 듯 자진해산했다. 집회 시작 1시간 만인 낮 12시 정각이었다.청와대 행정관은 대통령 면담 요청서를 받아들고 주최 측과 기념사진을 찍은 뒤 집회 참가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경내로 돌아갔다. 일부 회원은 해산하면서 춘추관 정문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경찰도 동원한 병력을 모두 철수했다."사전에 알리지 않았다" 집회 측도 시인집회 주최 측은 "시위를 한다고 청와대에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고, 청와대 관계자도 "기습시위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
-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원들이 2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앞에서 기습시위를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전성무 기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2016년 5월 서울 25개 모든 자치구에 발달장애인을 위한 평생교육센터를 한꺼번에 설립할 것과, 발달장애인 저축연금 조성 및 거주 서비스 지원에 각각 1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며 서울시청 로비를 42일 동안 점거했다.당시 서울시는 이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데 2조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며 난색을 표했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약속하고서야 농성을 끝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