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의 장애물" 당론에 반기…'탈원전 불만' 송영길 이어 집안 단속 실패
  • ▲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과 이해찬 대표. ⓒ뉴데일리 DB
    ▲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과 이해찬 대표. ⓒ뉴데일리 DB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체제에 균열이 가는 모양새다. 탈원전 관련 내부 불만에 이어 당론인 공수처 설치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당 대표의 조직 장악 능력이 허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공수처 설치에 반대한다"고 공개선언했다. 금 의원은 공수처 설치에 대해 "검찰개혁에 도움이 되지 않고 일종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며 “설치에 성공한다면 개혁과는 반대방향으로 갈 위험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금 의원은 "적어도 검찰개혁문제에 관한 한 저도 얘기를 할 자격이 있고 전문성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수처 설치에 반대하면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것처럼 치부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하며 장문의 설명으로 자신의 논리를 뒷받침했다. 앞서 올 초 송영길 의원이 정부여당의 탈원전 기조에 반발했던 모습보다 더 구체적이며 직설적이라는 평가다. 

    여의도 안팎에서 불거지는 위기 속에서도 '원 팀'을 강조하며 비난을 함께 맞았던 민주당에서 이 같은 파열음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당 지지율 하락 외에 측근들을 통한 이 대표의 당 장악에 한계가 노출됐기 때문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 대표가 당초 건강을 염려해 당대표  출마 결정을 망설이다  주변의 권유에 떼밀려 철저한 준비 없이 출마했다는 말까지 뒤늦게 나왔다. 

    정치권 관계자는 "겉으로 측근인 척하는 사람보다 진짜 동고동락했던 사람을 당 곳곳에 배치해야 이런 파열음을 막을 수 있다"며 "당대표를 목표로 꾸준히 장기간 준비해야 가능한 경우"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민주당 당직자 중에는 이 대표 보좌진 출신이 없다. 

    이 대표는 지난 1월 유튜브 방송 '씀'에 출연해 "우리 의원실의 특징은 들어오면 안 나간다. 들어와서 자기 발로 나간 사람은 유시민 작가 이후 없고, 30년 된 비서가 있다"며 "아마 비서들 중에서 제일 오래 됐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이 대표 보좌관 경력을 가진 사람은 이강진 세종시 정무부시장,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비서관, 박성수 송파구청장 등 국회를 떠나 요직을 맡은 경우가 많다.
  •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민주당 지지율 36%… 진보층 지지율 하락 뚜렷

    4·3 보궐선거 참패 이후 민주당에선 '꼰대' 이미지의 이해찬 대표 리더십에 대해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12일 "이 대표의 노력으로 예전에 갖고 있던 '버럭' 총리의 이미지는 현재 사그라든 건 사실이지만, 젊은층에 어필할 만한 포인트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현격한 표차로 1위에 당선될 때만 해도 이 대표의 조직 장악 능력에 대해 기대가 많았다. 원조 친노·친문인 데다 각종 요직과 7선의 경력을 갖췄으니 당의 '큰어른'으로 모셔서 강한 여당을 만들자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취임 후 8개월차에 치른 첫 보궐선거에서 0석이라는 결과가 나오자 책임론이 불거졌다. 그러나 이를 진화하는 이 대표의 핵심 측근이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리얼미터'가 11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2.4%p 내린 36.5%로 나타났다. 특히 이념성향별로 진보층(53.3%)에서 10.7p나 낮아져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리얼미터는 민주당을 이탈한 지지층 다수는 정의당으로 결집하거나 무당층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제는 같은 진영 내에서도 새로운 리더십을 필요로 하는 시기가 됐다는 평가다. 

    20대 연령층의 지지율 저조현상도 뚜렷해졌다. 20대 지지율은 33.8%로, 30대 지지율인 46.4%보다 12.6p나 낮았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같은 민주당의 기류 변화는 다음달 원내대표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친문계 대표주자로 나설 김태년 의원보다 중립성향의 이인영 의원이나 비문계 노웅래 의원의 당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당심의 추세를 주목하는 세 의원의 판단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