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지병 알고도 수사 강행"…대한항공 "미국서 상태 호전되다 주총 후 병세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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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뉴데일리 DB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새벽 미국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0세.한진그룹에 따르면, 조 회장은 이날 새벽 0시16분(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현지에서 폐질환으로 별세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 미국 현지에서 폐질환 수술을 받은 후 치료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폐질환 수술 후 호전… 주총 이후 급격히 악화조 회장은 폐가 굳어지는 질환을 앓았는데, 수술 후 상태가 호전됐으나 최근 주주총회 이후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검찰 수사와 경영권 상실 등으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대한항공 관계자는 "수술 후 회복세를 보였으나 주총 이후 다시 악화됐다"며 "운구 및 장례절차는 결정되는 대로 알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그룹 관계자는 "최근 경영권 상실에 따른 스트레스가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조 회장은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안이 국민연금의 반대 등 찬성 64.1%, 반대 35.9%로 부결되면서 이사회에서 퇴출됐다. 대한항공은 정관에 따라 이사 선임과 해임을 특별결의사안으로 분류하고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66%)의 동의를 받아야만 통과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조 회장의 연임안 부결은 국민연금이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기관투자자의 수탁자책임 원칙)을 도입한 이후 사내이사직을 박탈당한 첫 사례다.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조 회장의 연임암이 부결된 후 조 회장이 최대 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막대한 퇴직금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채 의원은 "조 회장은 대한항공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700억~800억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퇴직금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며 "만약 조 회장이 미등기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한다면 이 또한 국민들과 주주들로부터 비판은 물론 다음에는 경영권 박탈이라는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검찰, 폐질환 알고도 영장 청구… 조 회장, 스트레스 심했던 듯조 회장은 검찰 수사에 대한 스트레스도 심하게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 측은 검찰에 폐질환 관련 지병이 있다고 알렸으나 검찰은 이를 무시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강제수사를 지속했던 것으로 전해졌다.앞서 조 회장은 지난해 10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그룹의 한 관계자는 "검찰 조사를 받을 때 폐질환이 있다고 전달했지만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이 때문에 조 회장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찰 조사 후 병세가 나빠져 미국에서 한 달가량 입원했고, 퇴원한 지 한 달쯤 지난 상태라 호전되는 것으로 알았다"고 말했다.조 회장은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장남으로, 1949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1975년 인하대 공과대에서 공업경영학과 학사 학위를, 1979년 미국 남가주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1992년 대한항공 사장, 1996년 한진그룹 부회장, 2003년 한진그룹 회장 등을 차례로 맡았다. 2014년에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유족으로는 부인 이명희(전 일우재단 이사장·70) 씨를 비롯해 아들 조원태(대한항공 사장·44) 씨, 딸 조현아(前 대한항공 부사장·45)·조현민(前 대한항공 전무·36) 씨 등 1남 2녀와 손자 5명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