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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주주권 강화… '연금 사회주의' 선례 남길 것"

바른사회시민회의 '3월 주총 국민연금 경영개입 쟁점과 전망' 토론회

입력 2019-02-21 14:38 | 수정 2019-02-21 15:57

▲ 20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3월 주총 국민연금 경영개입 쟁점과 전망' 토론회가 열렸다.ⓒ이기륭 기자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의 주주권 강화는 관치 행정으로 변질될 수 있다."

2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바른사회시민사회 주최로 열린 '3월 주총 국민연금 경영개입 쟁점과 전망' 토론회에서 조동근 명지대(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국가 공권력이 민간 기업을 상대로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는 것은 연금 사회주의로 가는 나쁜 선례"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명예교수는 주주총회는 이해관계자들과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공적 영역이 개입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국민연금을 이해관계자로 보기 어렵다"며 "이는 범주의 오류를 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국가 공권력의 '민간 개입' 

이날 토론회에는 조 명예교수를 비롯해 황인학 한국기업법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전삼현 숭실대(법학과) 교수, 박진식·전지현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사회는 김영용 전남대(경제학과) 명예교수가 맡았다.

이날 참석자들은 국민연금의 '경영참여형 주주권 행사'에 대해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는 국가 공권력의 민간 개입인 데다, 정당성과 법리적 문제도 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연금 주주권 강화, 일명 '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 지침을 뜻하는 것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지난해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선언, 올해 1월 8일 시행령이 통과됐다.

▲ 조동근 명지대 교수ⓒ이기륭 기자

지난달 23일 문재인 대통령은 공정경제 추진전략회의에서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 탈법과 위법에 대해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행사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는 대한항공의 지주회사 한진KAL에 대한 주주권 행사를 의결했다.

전지현 변호사는 "과거 우리 정부가 주주권 강화를 통해 민간 기업에 개입한 사례가 없다"며 "(최근 국민연금 주주권 강화에 대해) 현재 연기금의 경우 문제는 정부 개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기금의 주식 투자 규모를 감안할 때 의결권 행사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으나, 현재 국민연금 인사가 정부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하면 구조개선이 먼저"라고 덧붙였다.

정당성·법리적 문제도 있어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대한 정당성 문제도 제기됐다. 국민연금법 제1조는 "국민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한다. 국민연금 행위 목적이 주주권 행사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조동근 교수는 "국민연금이 존재 이유와 주주권 행사, 스튜어드십 코드와는 다르다"며 "국민이 국민연금에 주주권 행사를 위임한 적도 없다"고 했다. 

전삼현 교수 역시 "국민연금 역할은 국민의 노후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주주권 행사는) 국민연금 역할상 마땅하지 않은 데다 기금운용위 위원들을 보면 정치적 독립성과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법리적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 교수는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해 소송을 한 것처럼 다른 외국사모펀드도 국민연금이 다른 의사결정을 할 때 소송을 걸 가능성이 있다"며 "주주권 강화는 소수 주주가 경영권을 견제하려는 권리남용으로 번질 수 있다"고 부작용을 우려했다.

▲ 황인학 한국기업법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기륭 기자

박진식 변호사는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그는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른) 수탁자 책임 활동이 법도 아니고 내부 기준"이라며 "행정기관에서 정한 내부 준칙이 국민에게 절대적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것이 통설이자 판례"라고 설명했다.

'재벌개혁'이 노림수?… 손실 책임은 국민?

국민연금의 주주권 강화가 재벌개혁에 초점이 맞춰진 점도 문제로 떠올랐다. 조동근 명예교수는 "국민 쌈짓돈을 재원으로 하는 국민연금이 민간 기업 경영에 간섭하는 일은 '국민 돈의 정치 금고화'라고 본다"고 말했다.

손실에 대해 기관투자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황인학 연구위원은 "스튜어드십 책임에 요구되는 덕목은 투자한 회사의 중장기 가치를 제고하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기관투자자들이 중장기 투자·유인책(incentive)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런 유인책에 대해 일체 언급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주권 행사 등을 통해 기업 일반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으면 민사소송 외 다른 방법이 없다"며 "권리와 책임이 불균형해 악용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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