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윤리위서 '1년 정지' 처분… 李 "손학규, 민심 역행 스스로 반성하라"
  • ▲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연합뉴스
    ▲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연합뉴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5일 "손학규 대표는 민심을 역행한 데 대해 스스로 반성하고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손 대표에게 '찌질하다'는 등의 비난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이날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1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내 표현이 욕설도 아니고 표준말인데, 당원권 정지는커녕 징계감도 안 된다"며 "국회에서 어떤 당도 그런 걸 한 적이 없다. 당장 지난주 한국당 의원들이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찌질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달 20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4·3 보궐선거 지원유세를 위해 매일같이 창원에 출퇴근 도장을 찍던 손 대표를 향해 "찌질하다"며 "(현 정부를) 심판하는 데 힘을 보태야지, 몇 프로 받으려고 훼방놓는 것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발언에 분노한 일부 바른미래당원들은 이 의원을 당 윤리위에 제소했다. 윤리위는 그간 당 지도부를 향해 강경한 비판발언을 쏟아냈던 이 의원의 과거 발언도 포함해 심의했고, 그 결과 이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1년 처분을 내리기로 의결했다.

    이 결정으로 이 의원은 당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 것은 물론, 당장 1년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에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출마하기 어렵게 됐다.

    4·3 창원 성산 보선은 정의당 여영국 후보(45.75%)의 당선으로 마무리됐다. 2위로 낙선한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42.21%)와 불과 504표 차이였다. 반면 바른미래당 이재환 후보는 약 3000표를 얻어 3.57%의 저조한 득표율로 낙선했다. 민중당 손석형 후보(3.79%)보다 낮은 득표율이었다.

    이 의원은 "결과적으로 보면 내가 지적한 것이 맞지 않았느냐"며 "우리가 (보선에서) 과감하게 양보하고 단일화를 해서 정치적 실리와 명분을 찾는 게 맞았던 거고, 젊은 후보(이재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기성 정치인들이 젊은 후보 꼬셔서 아무 의미 없는 선거에 내보내 결과적으로 망가뜨린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야당으로서 국민적 정권 심판의 요구를 거스른 분(손 대표)이 반성하고 정계은퇴를 하기는커녕 그걸 옳게 지적한 사람을 (본인) 기분 나쁘다고 징계하느냐"며 "어이가 없어서 이야기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금 우리 지지층은 현 정권 심판에 대한 열망이 너무 크다 보니, 평소 우리 당을 지지하는 국민도 선거 때는 한국당을 찍을 수밖에 없는, 되는 사람을 찍는 구도로 가니까 이번 선거는 표가 3%밖에 안 나온다고 했다"며 "그런데 그 3%를 받아 확인하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되고,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권 심판에 우리가 걸림돌이 되는 것에 대해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를 지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도부는) 뭘 잘못했는지를 모른다"며 "당에 너무 집착해서 중요한 선거에서 우리가 엉뚱한 기여를 했고, 결과적으로 우리 입지도 좁힌 셈이다. (보수) 연대나 통합의 과정에서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입지가 좁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 징계와 관련해 하태경 의원과 이준석 최고위원 등 당내 인사들은 "징계는 지나치다"며 당 지도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의원 중징계는 지나치다"며 "보선 참패 징계 1순위는 당 지도부"라고 말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이날 당 연석회의에서 "이 의원 징계는 의아하다"며 "새로운 지향점과 지도체제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당내 의원들이 (저를) 지원사격해주는 것은 상식이 있으면 당연한 것"이라며 "정치는 자기 입지가 아니라 국민을 바라보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향후 행보에 대해 "당은 국민이 보내는 실망과 경고를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입을 막고 손발을 묶어도 저는 국민을 위한 옳은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