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밤, 경호원들에게 저지당한 뒤 춘추관 쪽으로…36사단 헌병 장교로 근무
  • ▲ 청와대 정문. 아랫쪽에 노란색과 검은색으로 칠해진 것이 차량진입 방지용 시설 '델타'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청와대 정문. 아랫쪽에 노란색과 검은색으로 칠해진 것이 차량진입 방지용 시설 '델타'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현역 육군 소령인 A씨가 차량을 몰고 청와대 춘추관으로 돌진하다 붙잡혔다. A소령은 강원도 원주 소재 36사단에서 군사경찰(헌병) 장교로 근무했으며, 지금은 전역을 앞두고 직업교육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40대인 A소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30분쯤 자신의 BMW 차량을 몰고 청와대 춘추관으로 돌진했다. A소령의 차량은 정문 바닥에 설치된 ‘델타’라는 차량방호장치에 걸려 저지됐다.

    A소령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야 한다”며 청와대 연풍문(면회실) 쪽으로 차량을 타고 진입하려다 경호요원들에게 저지당하자 차를 돌려 춘추관을 향해 돌진했다. 경호요원들에게 붙잡힌 A소령은 횡설수설하는 등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고 한다. 경찰 조사 결과 A소령은 당시 음주 상태도 아니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청와대를 경호하는 101경비단으로부터 A소령의 신병을 인도받아 신원을 확인한 뒤 육군 수도방위사령부로 인계했다.

    육군에 따르면 A소령은 육사 출신으로, 그의 동기들은 대부분 중령 계급으로 대령 진급을 앞두었다. A소령은 정신병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군당국은 그가 언제부터 정신질환을 앓았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군은 부대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병사들을 ‘그린캠프’라고 부르는 훈련시설로 보냈다가 그래도 “군생활을 더 못 하겠다”고 강하게 주장하면 복무부적합 판정에 넘긴다.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복무부적합 판정 신청자의 98% 이상이 전역판정을 받았다.

    군 간부는 소속 부대 군의관에게 “군생활을 더 하기 어렵다”며 전역을 신청하면 심사위원회를 열어 승인한다. 군 간부의 전역 신청 승인은 거의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부대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장교나 부사관을 미리 걸러내는 시스템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군 소식통은 “현재 군 간부들이 부족한 상태여서 웬만하면 강제로 전역시키지 않는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