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실패' 인정하면서도… "장관 후보자 5명 모두 통과 협조해달라" 야당에 요구
  •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3 보궐선거를 이틀 앞두고 청와대 발(發) 대변인 사퇴와 장관 후보자 2명 낙마 등 연이은 악재로 고심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반성의 메시지를 내면서도 박영선·김연철 후보자를 포함한 남은 5명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에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조동호⋅최정호) 두 분의 사퇴가 안타깝다"며 "그러나 당에서도 이를 잘 받아들여서 나머지 5명은 청문보고서가 채택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청문회를 보면서 앞으로 엄격한 검증절차를 실행해야 한다는 경험을 이번에 충분히 했다. 검증이 더 철저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앞으로 당정 간 협의에서 충분히 정부에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국민 뜻을 겸허히 받들어서 청와대가 조기에 결단을 내린 것으로 평가한다. 우리 당도 깊은 자성의 계기로 삼겠다"면서 "앞으로도 반칙과 특권이 아닌 공정과 정의를 기준으로 하는 인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이제 더 이상 인사문제를 둘러싸고 정치공세를 해서는 안 된다. 야당은 부적격이라고 판단되는 후보들에 대해서는 그 의견을 분명히 인사청문보고서에 반영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인청보고서 자체를 거부해선 안 된다"며 "5명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가 규정에 따라 통과될 수 있도록 야당이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자유한국당은 진영 행정안전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문성혁 해양수산부장관 후보자 등 3명에 대해서는 부적격 의견을 전제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해 주겠다면서 박영선·김연철 후보자에게는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박영선·김연철 사퇴 요구 피하는 민주당

    민주당은 그럼에도 박영선·김연철 장관 후보자를 적극 방어하는 모습이다. 그 배경에는 야권의 공세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해찬 대표 취임 이후 첫 리더십 시험대가 될 선거가 코 앞인 시점에서 악재가 잇따르는 데다, 추가 낙마에 검찰개혁의 동력을 쥔 조국 수석 경질까지 이어지면 선거는 물론 정국 주도권마저 내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연일 거세지는 조국 수석 책임론과 관련, 박근혜 정부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곽상도 한국당 의원을 끌어들이면서까지 방어막을 쳤다. 우 의원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 '뉴스공장'에 출연해 "곽상도 의원 같은 경우에는 민정수석실에서 성범죄 저지른 자를 차관으로 임명하는 걸 검증한 사람인데, 그런 사람들은 안 물러났는데 조국 수석한테 물러나라. 이건 적어도 야당이 할 이야기는 아니라고 본다"고 두둔했다.

    박영선·김연철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을 두고 여야 대치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청문보고서 채택은 이날까지 마무리돼야 하지만, 대통령이 10일 이내에 채택보고서를 송부해 달라고 재요청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1일이 사실상 최종 시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