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m 파도·69km 강풍으로 구조 어려움…"헬기 5대로 한 명씩 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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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루즈 '바이킹 스카이호'가 노르웨이 서부 해안을 운항하던 중 엔진이 고장나자, 노르웨이 당국이 헬리콥터로 승객 1300명을 이동시키는 대규모 구출 작전에 나섰다.

    23일(현지시간) 노르웨이신문 VG·관영 NRK 방송 등에 따르면 바이킹 스카이호는 14일부터 12일간 여정으로 운행하고 있었다. 사고는 노르웨이 북부도시 트롬쇠에서 남부도시 스타방에르로 가던 중 발생했다. 노르웨이 해안에서도 가장 위험하기로 꼽히는 홀스타비카 만을 지나던 도중 엔진이 꺼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10~15m 높이의 파도와 최대 시속 69km의 강풍까지 더해졌다. 배가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면서 배 안에는 의자와 가구 등이 마구 굴러다녔다. 창문이 깨져 바닷물까지 유입돼 일부 승객들은 혹한의 날씨에 하반신이 젖은 상태로 구조를 기다려야 했다.

    NRK 방송은 다섯 대의 구조 헬기가 강풍 속에서 이들을 한 명씩 조심스럽게 구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약 100여 명이 크루즈선에서 무사히 구조됐고, 전원이 대피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초대형 크루즈에는 승객과 승무원을 포함해 총 1300명이 탑승해 있다.

    헬기에 이어 두 척의 선박이 구조작업을 돕기 위해 크루즈 바이킹 스카이로 보내졌으나 기상 악화로 중간에 돌아왔다. 다행히 엔진 가운데 한 대가 다시 가동돼 바이킹 스카이는 육지에서 2km 떨어진 해안가로 이동해 정박한 상태다.

    가장 먼저 구조된 승객인 자넷 제이컵은 인터뷰에서 "그런 무서운 경험은 처음이었다"면서 "구조헬기가 마치 토네이도처럼 무서운 강풍 속에서 내려오는 느낌이었다. 승객들은 안전을 위해 기도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며 긴박했던 상황을 회상했다.

    미국인 승객 존 커리 역시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며 "이후 배 안은 아수라장이 됐다. 배에서 헬기에 구조돼 육지까지 매달려서 오는 동안 다신 생각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공포를 느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