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만세” "조선인민공화국 만세" 삼창 시켰던 담임… 그는 남로당 멤버였다
  • ▲ 북한 주민들이 선전방송을 보며 만세를 부르고 있다. ⓒ노동신문
    ▲ 북한 주민들이 선전방송을 보며 만세를 부르고 있다. ⓒ노동신문
    “제국주의 미국의 괴뢰 이승만 일당을 태평양 깊은 물에 장사지냅시다!”

    이것은 69년 전 6·25전쟁 때 초등학교 4년생이던 필자가 주먹을 불끈 쥐고 열변을 토하다 책상을 쾅 치며 외친 웅변의 마지막 임팩트 대사였다.

    대포소리가 뻥뻥 들리던 시골 바닷가 여름날, 북한군이 우리 읍내에 들어오면서 당시 담임선생은 반장이던 필자를 불러내 “김일성 장군 만세” 삼창을 하라 명령했다. 이어 조선인민공화국 만세삼창까지 불러야 했다. 그날로 교장이 된 새파란 교사 담임선생은 ‘남조선 해방 예술제’를 한다며 그 개막인사 웅변 역시 필자에게 맡겼고, 그 선전선동의 하이라이트가 앞에 인용한 ‘미국 괴뢰 이승만’이었다.

    인천상륙작전과 함께 행방을 감춰버린 그 담임선생은 뒤에 알고 보니 교단에 숨어 있던 남로당(남조선노동당=공산당) 당원이었다.

    까마득한 소년시절 씁쓸한 추억이 되살아난 것은 며칠 전 KBS의 한 프로그램에서 김용옥이란 사람이 “이승만은 미국 괴뢰”라 주장했다며 분노한 독자들의 전화를 받고서였다.

    ‘역사 무식꾼’ ‘빨갱이 앵무새’ 등 격한 반응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상황은 “국립묘지 이승만을 파내라”는 주장 등을 포함하여 사자(死者)명예훼손 고발사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이제 국민 다수가 우리 대한민국 현대사의 진실을 많이 알게 된 듯싶어 다행스럽기도 하다.

    필자 역시 ‘김일성 만세’를 불렀던 열 살 때부터 “부정선거 다시 하라”며 4·19 데모에 앞장섰던 대학생 때까지, 이승만이 누구인지 잘 몰랐다. 1995년 해방 50주년을 맞아 <조선일보>가 '이승만 나라 세우기' 전시회를 열면서 펴낸 책들을 읽고서야 '이승만 없었으면 대한민국 없다‘는 역사적 사실을 확실하게 인식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이승만과 현대사 관련 자료들을 열심히 뒤져본 필자의 결론은 한마디로 이렇다. ”이승만이 미국의 괴뢰가 아니라, 미국이 이승만의 앞잡이였구나.“

    해방정국 3년간 벌인 이승만의 반소-반미-반공투쟁은 물론, 6·25 휴전반대-북진통일, 특히 한미동맹을 쟁취해낸 ’미국과의 혈전기록‘을 읽는다면 누구라도 필자의 결론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미군은 갈 테면 가라. 우리 운명은 우리가 결정한다“고 단독북진통일을 외치면서 수만 명 미군을 휴전선 바로 밑에 붙잡아 앉힌 이승만의 기막힌 전략전술, 그 덕분에 잘 먹고 잘살게 된 대한민국은 지난 70년간 북한공산당이 ’이승만은 미국 괴뢰, 박정희는 친일파‘라는 대남공작을 펴면서 핵미사일을 겨눠도 이만큼 견뎌내고 있다.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한 공산당 폭력투쟁자들에게 ’건국훈장‘을 줄줄이 달아주고 뭉텅이 세금을 나눠주며, 공영방송들이 대한민국 파괴에 앞장서는 기상천외한 ’반역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도, 이승만이 '이승만을 죽이겠다'는 미국과 싸우고 설득하면서 구축해낸 한미동맹 체제가 버티고 있기 때문 아닌가.

    어느 독자가 필자에게 물었다. ”호가 ’도올‘이라서 ’돌‘로 불리는 그 사람은 도대체 누구의 괴뢰인가?“ 필자 역시 알 턱이 없다. ’돌‘씨가 정상적인 학자라면 스스로 답해야 알게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