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文정권 퇴진" 서울 도심 '태극기 물결'… "3.1운동, 촛불혁명 아닌 태극기 운동"
  • 3.1절 100주년을 맞아 보수 우파 진영 단체들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구삼성본관 앞에서 '자유 대한민국 수호를 위한 국민 총궐기 대회'를 열었다. ⓒ박성원 기자
    ▲ 3.1절 100주년을 맞아 보수 우파 진영 단체들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구삼성본관 앞에서 '자유 대한민국 수호를 위한 국민 총궐기 대회'를 열었다. ⓒ박성원 기자

    "3·1절은 우리 민족이 일제의 압제에 맞서 싸운 뜻깊은 날이지만 오늘날 우리나라의 현실이 참담해 애국선열 앞에 서 있기가 부끄럽다. 100년 전 애국선열들이 그랬듯 자유롭고 인권이 보장되는 좋은 나라를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우리는 끝까지 싸워나가야 한다."(국민 총궐기 대회에 참석한 시민 서모(51)씨.)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촛불집회는 '이게 나라냐'고 외쳤는데, 요즘 나라 꼴을 보니 '이건 나라냐'는 말에 수긍이 갔다. 그래서 친구들과 집회에 나오게 됐다."(문재인 퇴진 집회 참석한 20대 이모(24)씨.)
     
    1일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우파 시민단체들이 서울 도심 4~5곳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이날 집회 참석 규모는 18만여 명에 달했다. 참석자들은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한편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함께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는 구호를 외쳤다.

    서울 중구 구(舊) 삼성본관 앞에서는 이날 오후 1시부터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대수장)·전군구국동지연합회·비상국민회의·나라지킴이고교연합·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자유민주국민연합 등 6개 단체가 ‘자유 대한민국 수호를 위한 국민 총궐기 대회’를 개최했다. 6개 단체와 우파 시민 단체 20여개 포함 주최 측 추산 3만여 명(경찰추산 1만5000명)이 참석했다.

    이날 집회는 박관용 전 국회의장의 대회사와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의 영상메세지, 정광작 전군구국동지회 회장의 호소문 낭독,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의 연설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시민들, "Moon Jaein OUT!" 함성

  • 피켓을 든 집회 참가자들. ⓒ박성원 기자
    ▲ 피켓을 든 집회 참가자들. ⓒ박성원 기자

    이날 오후 1시 예정된 행사 전부터 수많은 시민들이 집회장을 찾았다. 태극기를 어깨에 두르고 ‘자유 대한민국 수호 문재인 정권 퇴진하라’는 어깨띠를 맨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참가자들은 ‘자유 대한민국 건국은 1948년’ ‘5.18 유공자 공적조서 공개하라’ ’Moon Jaein OUT!’ 등이 쓰인 피켓을 들었다.

    국민총궐기대회는 서울을 비롯해 부산·대구·인천·경기 등 전국에서 40여 곳에서 진행됐다. 주최 측 추산 전국에서 집회에 참가한 규모는 총 15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정모(63)씨는 "걱정이 돼서 왔다"며 "나라 앞날이 불투명해 정의를 바로 세우려고 왔다"고 했다.

    또 다른 집회 참가자 최모(46)씨는 "현 정부가 교묘하게 3.1운동을 촛불혁명이라는 주장을 펴더라. 촛불로 탄생한 정권이라서 그런 주장을 하는 거지만 어이가 없었다"며 "3.1운동에 촛불이 없었는데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냐. 3.1운동에는 촛불이 아닌 태극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집회 참가자 이모(58)씨는 “우파 집회를 하나로 합쳐야 한다”고 우파 세력의 결집을 강조했다.

    박모(20)씨는 "어제 미북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친구들과 문 정부의 무능함에 관해 얘기했다"며 "너무 화가 나 참을 수 없어 나왔다"고 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만세삼창을 외친 후 행사를 끝낸 뒤 삼청동에 위치한 총리공관으로 행진을 이어갔다.

    "3.1운동이 촛불혁명? 어이없어"…"이건 나라냐" 청년들도 함성

    촛불혁명시민운동본부와 전대협은 이날 오후 5시부터 광화문 교보문고 옆 돌계단에서 “이게 나라냐”를 슬로건으로 ‘촛불시민들의 명령에 반하는 문재인 퇴진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건 나라냐'는 문재인 정권을 탄생시킨 촛불집회의 슬로건인 '이게 나라냐'를 희화화한 표현이라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이날 집회에는 촛불혁명시민운동본부 회원들과 우파 전대협 소속 대학생들이 참여했다. 주최 측 추산 약 500명이 집회에 참가했다.
  • 1일 오후 5시부터 열린 전대협과 촛불혁명시민운동본부 집회 현장. ⓒ전대협 페이스북
    ▲ 1일 오후 5시부터 열린 전대협과 촛불혁명시민운동본부 집회 현장. ⓒ전대협 페이스북
    집회 참가자들은 "촛불혁명으로 일어선 문재인 정권이 정작 촛불 명령을 거역하고 있다"라는 집회 취지를 전달하기 위해 촛불을 들었다고 했다. 이들 손에는 ‘이건 나라냐’, ‘촛불정권은 촛불의 명령에 복종해라’고 쓰여진 피켓이 들려 있었다.

    항공정비학과에 재학 중이라는 대학생 최모(20·서울시 도봉구)씨는 "예전부터 정치 관심 많았다. (문 정부에게) 외교,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정보 부족 등에 있어 실망했다"며 "대통령은 나라의 얼굴인데 나라도 망하고, 경제도 망했다고 생각해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대학생 한모(20·서울시 영등포구)씨 역시 "나를 비롯해 20대 학생들이 박근혜 탄핵 때 촛불 들었던 건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함이었고, 그 의지를 표출하기 위해 문 대통령을 뽑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전 정부만도 못하다. 경제와 안보에서 개악이 일어났다"고 강조했다.

    우파 전대협은 80년대 전대협과 다른 단체다. 청년과 대학생으로 구성됐으며, 온라인에 4000명의 회원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전국 대학에 문재인 대통령을 풍자한 대자보인 ‘문재인 왕 씨리즈’로 화제를 모았다.

    사회각계 인사들 연설 “자유대한민국 수호, 문재인 정권 퇴진하라”
  • '국민 총궐기 대회' 인사말 중인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 ⓒ박성원 기자
    ▲ '국민 총궐기 대회' 인사말 중인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 ⓒ박성원 기자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문재인 정권의 퇴진을 외치는 사회 각계 인사들의 연설도 이어졌다. 국민 총궐기 대회에 참석한 박관용 전 국회의장, 김성태, 김순례, 김진태, 심재철, 윤상현 등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석복 대수장 대표 등이 연사로 나섰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1919년 3월 1일 유관순 열사가 앞장서서 일본을 몰아낸 그 날을 기억하기 위해서 모였다”며 “100년이 지난 오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잘못 가고 있는 정권을 규탄하고 새로운 질서를 위해 모였다”고 대회사를 진행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안보가 허물어지고, 경제도 허물어져서 살기가 팍팍해졌다”며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 후손들에게 영광된 조국을 물려주기 위해 투쟁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 민주당 집권 이후 경제는 파탄 직전”이라며 “국가적 존립 위기”에 처했다며 “대한민국이 사대주의가 되거나 공산주의 국가가 되려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고 김동길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는 영상을 통해 메시지를 전했다.

    ‘애국시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낭독한 정광작 전군구국동지회장은 “남북한 군사합의서를 통해 북한의 남한 침략 길을 터주고 국민의 경제적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