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부품 협력사, 소식지에 '리스트' 적시… 퇴직자 자녀 1순위, 일반인은 채용 4순위
  •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공공기관 고용세습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DB
    ▲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공공기관 고용세습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DB

    민주노총 금속노조 울산지부 소속 S사(社)에서 고용세습이 이뤄진 사실이 회사 소식지를 통해 드러났다. 이 회사는 지난 4년에 걸쳐 조합원의 자녀·친인척 등 40여 명을 입사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S사는 현대자동차 1차 자동차부품 협력사로 생산직 기준 평균 연봉은 4천만~6천만 원이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21일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S사 노조 조합원은 지난 2011년~2013년 조합원 자녀와 친인척, 지인 등 30여 명을 추천해 29명을 입사시켰다. 이 중 1명은 2명의 친인척과 지인을 추천해 입사시켰다. 해당 명단은 S사 회사 소식지에 공개됐으며, 추천자 이름-추천자와의 관계-추천에 따라 채용된 입사자의 이름순으로 기재됐다.

    올해 채용인원 12명 중 10명이 조합원자녀

    S사 노조 조합원은 올해 2월에도 생산계약직 신규채용과 관련해 조합원 자녀를 우선 채용할 것을 요구, 채용인원 12명 중 10명을 조합원 자녀로 입사시켰다. 소식지에는 "신임 집행부는 임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채용공고를 연기할 것을 회사에 요구했고, 이후 느닷없이 퇴직 3년 이내 자녀, 퇴직예정 3년 조합원 자녀의 입사를 요구했다"며 "회사에서는 업무상 어려움을 밝혔으나 요구 명단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명시돼 있다.

    아울러 퇴직자 자녀 중 채용 우선순위를 어떻게 할 것인지, 채용 공고는 얼마 동안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노조가 제시한 기준을 종합하면 고용세습 우선순위는 1) 퇴직시기 ±3년 조합원 자녀 2) 퇴직 시기를 4년 남겨둔 조합원 자녀 3) 조합원 친인척 및 지인 4) 대한민국 청년이다. 해당 기업에 지원하는 일반 청년 구직자들이 가장 낮은 순위로 밀려난 것이다.

    하태경 "민노총 국정조사하라"

    하 의원은 "이번에 공개된 명단은 민노총 전체 고용세습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나서서 민주노총 전 사업장에 대해 고용세습 관련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관련자를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현재 논의되고 있는 국정조사는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만 다루고 있지만,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노총까지 넣는 게 맞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실.
    ▲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