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이견과 갈등 만들어" vs 美 "불공정 무역관행과 끝까지 싸울 것"
  • ▲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성명 초안에 담긴 '우리는 모든 불공정한 무역관행 등을 포함해 보호무역주의와 싸우는 데 동의했다'는 문구에 강력한 불만을 제기하며 미국과 충돌했다. ⓒ 뉴시스
    ▲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성명 초안에 담긴 '우리는 모든 불공정한 무역관행 등을 포함해 보호무역주의와 싸우는 데 동의했다'는 문구에 강력한 불만을 제기하며 미국과 충돌했다. ⓒ 뉴시스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가 출범한 이래 25년 만에 최초로 정상회의 공동선언이 나오지 못한 것을 두고 중국과 미국 간의 비난이 계속되고 있다.

    中신화통신은 지난 19일 겅솽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을 비난한 말을 전했다. 겅솽 대변인은 “APEC 정상회의에서 미국의 발언은 이견과 갈등을 만들고, 평화로운 회의 분위기를 망쳤다”면서 “이런 탓에 APEC 구성원들은 공통된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과 달리 미국은 매우 흥분하고 화가 난 상태에서 APEC 정상회의에 참석했고, 반면 중국은 회의에 성실히 임했다”면서 미국 탓에 APEC 정상회의 공동선언을 못 내놨다고 비난했다. 그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개발도상국들이 중국은 지지한 반면 미국을 비난한 것처럼 설명하면서 “타국에게 손해를 끼치면서 자기 생각을 남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미국을 비판했다.

    겅솽 대변인 "미국은 아태 지역의 다양한 생태계 존중해야"
    겅솽 대변인은 이어서 중국이 미국과 상대할 수 있는 강대국이라는 주장도 폈다고 한다. 그는 “중국과 미국은 세계 1~2위의 경제주체이므로 APEC 정상회의에서 주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미국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생태계가 다양하다는 현실을 존중하고, 중국과 함께 상호존중·호혜공영을 기반으로 APEC의 협력에 앞장서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대가족을 함께 건설하고, 지역경제 일체화 진척에 노력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즉 “미국은 중국이 하라는 대로 아시아 태평양에서 행동하라”는 주장이었다.

    중국의 가시돋힌 말에 미국도 반응했다. 美국무부는 ‘APEC 정상회의 공동성명에 대한 미국의 의견’이라는 성명을 19일(현지시간) 내놨다. 美국무부는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자유공정 무역을 발전시키고 불공정 무역관행과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중국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美국무부는 “미국은 당초 나왔던 APEC 공동선언 초안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완전히 참여할 준비가 돼 있었다”면서 “참가국 모두가 이런 입장을 지지할 수 없었던 것은 불행”이라고 주장했다. 국무부는 이어 “APEC은 아시아 태평양의 주요 경제포럼으로서 자유롭고 공정하며 호혜적인 무역을 계속 추구해, 평평한 운동장을 만들어 모든 근로자와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어디에서건 불공정 무역과 싸우는 데 헌신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18일 막을 내린 APEC 정상회의에서 나온 공동선언 초안에는 “우리는 모든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포함해 보호무역주의와 싸우는데 동의했다”는 문구가 들어 있었다. 이를 두고 중국은 “불공정한 무역관행은 우리를 말하는 거냐”고 반발했고, 미국은 “보호무역주의와 싸우겠다니 지금 싸우자는 말이냐”고 항의해 결국 공동선언 채택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