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의전당(사장 고학찬)이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연극 '인형의 집'과 '어둠상자'를 선보인다.

    11월 6~25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하는 '인형의 집'은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극작가 헨릭 입센이 1879년 발표한 작품으로 '사회문제극' 연작 중 백미로 손꼽힌다.

    순종적인 가정주부 '노라'가 결혼 전에는 아버지의 인형으로 결혼 후에는 남편의 인형으로 살던 자신의 굴레를 깨닫고 가정과 가족을 떠나는 내용을 담았다. 오늘날 다양한 해석으로 변주되며 여성해방과 성평등을 환기시켜온 문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공연은 지난 9월 러시아 최고 극장으로 발돋움한 바흐탄고프극장의 수석연출가로 임명된 유리 부투소프가 참여한다. 2007년 최고 권위의 연극상인 '황금 마스크상'을 34세에 수상하며 현재 러시아의 대표적 연출가로서 활약 중이다.

    부투소프는 예술의전당과 2003년 '보이체크', 2008년 '갈매기'를 연출하며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직접 오디션을 통해 '노라' 역의 정운선을 비롯해 이기돈, 우정원, 김도완, 홍승균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이강백 작가가 쓰고 이수인이 연출하는 연극 '어둠상자'가 11월 7일부터 12월 2일까지 자유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고종의 마지막 어진(御眞)을 찍은 황실 사진가 집안이 4대에 걸쳐 그 사진을 되찾기 위해 펼치는 108년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어둠상자'는 사진기의 오래전 이름이다. 이강백 작가가 뉴욕박물관에서 발견된 고종 사진의 사진사 이름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일종의 옴니버스극으로 꾸며지는 이번 공연은 4막으로 구성, 각각의 막들이 독립적이면서도 동시에 서로 연결돼 전개된다.

    이수인 연출은 "여백이 많은 무대로 시각적인 리듬을 만들어 작품의 맥락과 전환을 연결할 것"이라며 "희곡이 우리 근현대사가 가지고 있는 콤플렉스를 벗어던지고, 어둠상자를 벗어나 빛이 보이는 세상으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담음 듯하다"고 밝혔다.

    예술의전당은 '인형의 집'과 '어둠상자' 두 공연을 6만원(R석)에 볼 수 있는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예술의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