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당선 여파... 손학규 "연륜-경험 필요" vs 하태경 "올드보이 뽑으면 黨 소멸"
  • ▲ 바른미래당 9.2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들 및 청년위원장 후보 등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공명선거 선포식에서 선서문을 들고 있다. 왼쪽부터 하태경, 김영환, 정운천, 손학규, 이준석 당대표 후보, 김수민 전국청년위원장 후보.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바른미래당 9.2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들 및 청년위원장 후보 등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공명선거 선포식에서 선서문을 들고 있다. 왼쪽부터 하태경, 김영환, 정운천, 손학규, 이준석 당대표 후보, 김수민 전국청년위원장 후보.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에 이해찬 의원이 선출되면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바른미래당 9·2 전당대회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64),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65)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66)까지 당권 도전에 성공하며 정치권에선 소위 '올드보이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바른미래당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손학규 후보(71) 역시 올드보이다.

    당내에서는 이해찬 대표의 당선으로 손학규 후보의 올드보이 이미지 부담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 대표가 폭넓은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정국을 좌지우지할 경우 야당 대표 역시 이에 대응할만한 노련함이 요구될 수 있다.

    손 후보 역시 27일 라디오에 출연해 "실타래처럼 꼬인 정국을 풀고 여소야대 다당제에 의해서 날카로운 견제와 원숙한 타협을 이뤄내려면 연륜과 경험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후보 가운데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손 후보 자신뿐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손학규 불가론을 외치던 바른미래 당권주자들은 정치권의 '올드보이 바람' 차단을 위해 고심 중이다. 바른미래당이 왜 올드보이 바람에 편승하면 안 되는지 설득해야 하는 분위기다. 캠프에 몸담고 있는 바른미래 관계자는 "송영길 민주당 후보가 최근 이해찬 후보를 꺾었다고 들었는데, 결과가 아쉽다"고 토로했다. 송영길 후보는 세대교체 슬로건으로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결국 2위로 낙선했다.

    바른미래 후보들은 막판 총공세에 나서는 모습이다. 하태경 후보는 26일 합동토론회에서 "민주당이 올드보이 대표가 됐다고 해서 우리도 올드보이를 뽑으면 우리 당은 사라진다"며 "민주당은 대기업 정당이고 지지율이 잘 나오기 때문에 올드보이가 관리해도 되지만, 지지율이 낮은 정당은 신생 벤처 정당으로 과감하게 도전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은희 후보도 "우리당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정치의 문제다"라며 "이제 새 판을 짜서 새롭게 가야 하는데 만약에 똑같은 10년 전 올드보이가 다시 귀환한다면 바른미래당도 새판을 짜고 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바른미래당 내에서는 이해찬 대표 당선이 당 전략상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다. 강성에 녹록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 이 대표가 제1야당 자유한국당과 강대강 대치를 형성되면 바른미래당의 중재 역할이 부각될 수 있어서다. 바른미래 관계자는 "이 대표 당선으로 바른미래당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