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남해 장악하며 작년 21만943톤으로 '최고'… 명태·꽁치는 자취 감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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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만 해도 서해엔 참조기가, 남해엔 갈치와 고등어가, 동해엔 명태와 꽁치·오징어가 풍성하게 어울렸다. 50년이 지나고, 서해와 남해 할 것 없이 우리나라 연근해 전체를 멸치가 휩쓸고 있다. 동해에선 국민 생선인 명태와 꽁치가 종적을 감추는 동안, 난데없이 전갱이가 최강자로 등극했다.바닷물 표면 온도가 1.1℃상승하며 생긴 거대한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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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계청「어업생산동향」
25일 통계청이 ‘기후변화에 따른 주요 어종 어획량 변화’ 자료를 내놨다. 최근 50년간 표층 수온 변화와 연근해의 어획량 변화를 비교하고 분석했다. 바다 표층 수온은 각각 동해 1.7℃, 남해 1.4℃, 서해 0.3℃ 순으로 1℃ 안팎씩 올랐다. 1.1℃의 바닷물 기온 상승이 전통의 한류성 어종을 몰아내고, 난류성 어종으로 채웠다. 결과는 난류성 어종의 하나인 멸치의 압승이다.197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멸치 어획량은 5만4047톤이었다. 거의 전부가 남해에서 잡혔다고 보면 된다. 2017년 기준으론 한 해 동안의 멸치 전체 어획량이 21만943톤이다. 서해·동해 가릴 것 없이 치고 올라오며 우리나라 연근해를 석권했다. 통계청은 “기후변화 영향으로 경남, 전남, 충남 등 전 해역으로 확대됐다”며 “연근해 해역에서 가장 많은 어획량을 차지한다”고 했다.동해 명태 어획량 '1만분의 1'로 줄어우리 밥상의 전통 강자들은 그 50년간 서서히 그러나 ‘폭망’했다.참조기의 서해 어획량은 1만1526톤에서 1/10 수준인 1076톤으로 줄었다. 그나마 남해권역에서나 2만 톤 안팎의 어획량을 유지했을 뿐이다.동해권의 상황은 더 암울(?)하다. 1970년에 1만 톤 넘게 잡히던 명태는 2017년 기준으로 단 1톤이 잡혔다. 명태의 수난이야 오래 된 이야기이기도 하다. 씨가 마른 명태를 살리기 위해 해양수산부 등이 나서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기후 변화가 가장 큰 이유이지만 치어(노가리) 남획도 명태 수난의 한 이유다.같은 기간 꽁치 어획량도 2만2000여 톤에서 725톤으로 줄었다. 우리 밥상에서 명태와 꽁치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연근해에서 잡힌 ‘토종’은 없다고 보면 된다.고등어-갈치 그나마 '선방'50년 전 밥상을 장악하던 전통 어종 중엔 그나마 고등어와 갈치가 ‘선수 교체’ 분위기에 저항하고 있는 형국이다.작년 한 해 동안 11만5260톤이 잡혀 21만943톤의 멸치에 이어 어획량 2위를 차지했다. 갈치의 경우, 50년 간 서해 어획량은 3만6639톤에서 2094톤으로 급감했지만, 남해에선 3만2443톤(1970년)에서 5만2338톤(2017년)으로 60% 정도 증가했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