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부사무총장 “2014년 서아프리카 휩쓸었던 에볼라 대응경험 되살려 확산 막을 것”
  • ▲ 사망한 에볼라 환자를 옮기는 의료진.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망한 에볼라 환자를 옮기는 의료진.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엔이 최근 에볼라 확진 환자가 나와 세계의 주목을 끌었던 민주 콩고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과 함께 수십만 명의 어린이가 굶어죽을 상황에 있어, 심각한 인도적 위기가 벌어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에볼라 전염이 확산될 가능성은 낮으나 모든 시나리오에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유엔아동기금(UNICEF)은 “민주 콩고 칸사이 지방에서 40만 명의 아동이 영양실조로 굶어죽을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유엔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긴급대응 프로그램 책임자이자 부사무총장인 피터 살라마 박사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WHO가 민주콩고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에볼라) 전염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살라마 WHO 부사무총장은 11일(현지시간)까지 32명의 에볼라 의심 환자가 이쿠아투르 지역 비코로市 일대에서 발견됐으며, 2명은 실험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서 WHO가 다른 의심환자 가운데 18명 또한 에볼라 감염 환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살라마 WHO 부사무총장은 “우리는 해당 지역에서 일하던 의료 관계자 3명이 에볼라에 전염된 사실을 확인했고 이들 중 1명은 어제 사망했다”면서 민주콩고에서 더 많은 의료진을 잃는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살라마 WHO 부사무총장은 “우리는 최악의 상황을 포함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시나리오를 준비해 대비하고 있다”면서 “민주 콩고와 강을 접하고 있는 이웃 나라 중앙아프리카 공화국과 콩고 공화국까지 에볼라가 확산될 가능성도 약간 높다”며 주의를 당부했다고 한다.

    살라마 WHO 부사무총장은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에볼라 바이러스가 서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 기니, 시에라리온을 휩쓸었을 때의 대응 경험을 되살려 민주 콩고에서는 신속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형편없는 도로망, 전력 공급, 상하수도 부재 등 빈약한 민주콩고의 사회기반시설 때문에 이곳에서의 에볼라 확산 대응은 공중 수송을 통해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애로점도 토로했다고 한다.

    WHO 측은 또한 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아동기급(UNICEF) 등과 함께 에볼라 확산을 막는데 필요한 의사 등 의료진을 모으고, 해당 지역에 식량과 깨끗한 물을 공수하는 계획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 ▲ 2016년 9월에 촬영된 민주콩고. 정부군을 가득 실은 트럭이 반군 민병대와 싸우기 위해 이동 중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6년 9월에 촬영된 민주콩고. 정부군을 가득 실은 트럭이 반군 민병대와 싸우기 위해 이동 중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같은 날 유엔아동기금은 민주 콩코 칸사이 지역에서 아동 40만 명이 영양실조로 굶어죽을 수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볼뤼락 유엔아동기금 대변인은 “(칸사이 지역에서의 아동 기아 상태를) 내가 봤을 때 개인적으로 충격을 받았다”면서 2016년 중반부터 계속된 정부군과 부족 민병대 간의 내전 때문에 가족들과 계속 피난을 다녀야 하는 어린이들의 현실은 너무도 끔찍했다고 평했다.

    민주 콩고 칸사이 지역 어린이들은 내전 때문에 몇 달도 한 곳에 머무르기 어려운 상태로, 제대로 된 음식이나 음료를 구할 수 없었으며, 폭력과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유엔아동기금은 “칸사이 지역에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은 380만 명으로 이 중에 230만 명이 어린이이며, 이 지역에 있는 5살 미만 유아 가운데 최소한 절반에 이르는 77만 명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1960년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민주콩고(舊자이르)의 역사는 쿠데타와 반란, 암살과 내전으로 얼룩져 있다. 독립 직후 지하자원이 풍부한 카탕가州가 독립을 선언하면서 내전이 발생, 총리가 처형당하고 반군 지도자는 해외로 망명할 때부터 쿠데타와 내전이 끊이지 않았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일어난 내전에서는 400만 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민주콩고에는 유엔 평화유지군도 주둔하고 있으나 정부군과 반군 모두에게 빈번하게 공격을 당해 적지 않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