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이 1당 되면 정갑윤 국회의장, 2당이면 김정훈 부의장?'98년 자민련 박준규 사례'처럼 '정병국 의장' 카드도 거론
  • ▲ 6·1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 자유한국당이 원내 1당이 된다면 국회의장 0순위로 거론되는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6·1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 자유한국당이 원내 1당이 된다면 국회의장 0순위로 거론되는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규모가 11석으로 커짐에 따라, 재보선 결과가 20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단 구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강창일(4선·제주 제주갑) 의원을 위원장, 서영교(재선·서울 중랑갑) 의원을 간사로 하는 원내대표·국회의장단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내달 16일까지 20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을 선출한다는 방침이다.

    상반기 국회 원구성의 예에 따라, 민주당 몫 국회부의장은 선출하지 않고 국회의장만 선출한다는 것이다. 이석현(6선·경기 안양동안갑) 문희상(6선·경기 의정부갑) 박병석(5선·대전 서갑) 원혜영(5선·경기 부천오정) 의원 등이 차기 국회의장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반면 한국당은 이러한 민주당의 움직임에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 중진의원들 사이에서는 "(민주당이) 김칫국부터 마시는 거 아니냐"는 말이 오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민주당의 의석 수는 121석인데 김경수(경남지사 후보)·박남춘(인천시장 후보)·양승조(충남지사 후보) 의원이 사퇴하고 정세균 의장은 복당할 예정이라 119석이 된다. 한국당 의석 수는 116석인데 이철우(경북지사 후보) 의원이 사퇴할 예정으로 사실상 115석이다.

    양당의 의석 격차는 4석인데, 재보선 규모는 11석에 달한다. 이 중 9석은 민주당·한국당의 직접 대결 구도고, 2석(광주 서갑·전남 무안영암신안)은 민주당과 평화당의 대결 구도로 점쳐진다. 전체 결과에 따라 박빙 양상인 원내 판도가 충분히 엎어질 수 있는 셈이다.

    때문에 민주당이 자체적으로 경선을 통해 하반기 국회의장을 선출하더라도, 한국당은 6·13 지방선거 이후로 원구성 협상을 미룰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선거가 있는 해에 원구성 협상을 미루는 것은 헌정의 관례"라며 "재보선 결과에 따라 원내 1당이 국회의장, 원내 2당과 3당이 각각 국회부의장 1인씩을 배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 ▲ 현행 원내 세력 구성대로 20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단이 구성될 경우, 자유한국당 몫 국회부의장으로 유력한 김정훈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현행 원내 세력 구성대로 20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단이 구성될 경우, 자유한국당 몫 국회부의장으로 유력한 김정훈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한국당이 1당 되면 정갑윤 의원이 국회의장 0순위"

    만약 6·13 재보선 결과, 원내 1당이 바뀌게 되면 어떻게 될까.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우리 당이 원내 1당이 될 경우,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이 국회의장 0순위"라고 전했다.

    한국당의 5선 이상 의원은 서청원(8선·경기 화성갑) 김무성(6선·부산 중영도) 심재철(5선·경기 안양동안을) 원유철(5선·경기 평택갑) 이주영(5선·경남 마산합포) 의원과 정갑윤(5선·울산 중) 전 부의장이다.

    이 중 서청원·원유철 의원은 국회의장을 맡기에는 운신의 폭이 좁다. 김무성 전 대표와 이주영 의원은 국회의장에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재철 부의장은 최근 활발한 정무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국회의장보다는 차기 당권 도전에 뜻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재보선 결과 한국당이 원내 2당에 머무르게 되면, 민주당 경선에서 선출된 인물이 국회의장을 맡고 한국당 몫 국회부의장으로는 김정훈(4선·부산 남갑) 의원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당 중진의원은 "국회부의장은 잔류파 김정훈 의원과 복당파 강길부 의원의 신경전 양상"이라며 "최근 울주군수 공천을 둘러싸고 소란이 일면서 우리 당 몫 국회부의장에서는 김정훈 의원이 약간 유리해졌다는 평"이라고 말했다.

  • ▲ 1998년 자민련 박준규 국회의장 사례처럼 20대 국회 하반기 원구성이 실제 국회 본회의장에서의 표 대결로 흘러갈 경우,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이 국회의장이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1998년 자민련 박준규 국회의장 사례처럼 20대 국회 하반기 원구성이 실제 국회 본회의장에서의 표 대결로 흘러갈 경우,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이 국회의장이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98년 박준규 국회의장 사례처럼 제3당에 의장 돌아갈 수도"

    6·13 재보선을 치른 뒤에도 원내 세력 분포가 비등하고 정국 경색이 이어질 경우, 원내 3당인 바른미래당에서 국회의장이 배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 핵심 중진의원은 최근 사석에서 "원내 1당에서 국회의장이 나온다는 것은 확립된 관례가 아니고, 정확히는 원내 다수 세력에서 의장이 나오는 것"이라며 "하반기 국회의장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민주평화당과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우려와 경계의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20대 국회 상반기 원구성을 할 때에는 제3당 국민의당이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보다 민주당에 훨씬 우호적인 분위기였다. 국민의당을 대표해 원구성 협상을 담당하던 박지원 당시 원내대표도 '민주당 국회의장'에 손을 들어줬다.

    그런데 그 사이에 정계개편이 일어나면서 지금의 제3당 바른미래당은 민주당보다 한국당과의 거리가 가까워졌다는 평이다. '드루킹 게이트'를 매개로 한 사안별 연대에,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한 민생경제파탄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연대까지 이뤄지면 양당 간의 심리적 거리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

    지방선거 이후 야권발 정계개편이 촉발되면, 한국당이 바른미래당에서 국회의장을 배출하는 것을 양해하는 대가로 원내 다수 세력을 점하려 시도할 수도 있다.

    한 중진의원은 "15대 국회 하반기 원구성을 할 때(1998년), 정권교체를 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새정치국민회의가 반드시 국회의장을 가져올 생각으로 자민련과 연립을 하며 의장을 내줬다"며 "박준규 의장을 내세워 3차 투표까지 가는 표대결 끝에 한나라당 오세응 부의장을 꺾고 선출이 됐는데, 그 때처럼 3당에서 국회의장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를 못한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사이의 원내 연대가 성립하면서 바른미래당에서 국회의장이 나오게 된다면, 선수(選數)나 출신 등을 고려할 때 5선의 정병국 의원이 국회의장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바른미래당 의원실 관계자는 "상반기 원구성 협상을 할 때도 일각에서 우리 당(당시 국민의당) 6선 천정배 대표의 국회의장 카드가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되곤 했는데,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모른다"면서도 "합종연횡 없이 국회부의장이 나오게 된다면 4선의 주승용 대표가 우리 당 몫 부의장을 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