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대권꿈 홍준표와 상충, 원내대표 경선서 비홍계에 힘 실을듯
  • ▲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홍문종 의원을 추어올리자, 차기 원내대표 유력주자인 홍문종 의원이 고개를 숙인 채 미소짓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홍문종 의원을 추어올리자, 차기 원내대표 유력주자인 홍문종 의원이 고개를 숙인 채 미소짓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친박계의 유력한 차기 원내대표 주자인 홍문종 의원이 대표의원 자격으로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를 통한 힘싣기에 나섰다.

    '투톱'의 일원인 홍준표 대표가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해 연일 친박계를 "고름" "암덩어리" 등으로 맹비판하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행보다. 정우택 원내대표가 '큰그림'을 염두에 두고 홍준표 대표와 의도적 차별화에 나선 것이 아닌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28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공성 확보를 위한 지상파방송의 편성정책' 토론회에 참석했다. 홍문종 의원이 대표의원을 맡고 있는 국회 대중문화·미디어연구회에서 주최한 행사였다.

    이 자리에서 정우택 원내대표는 "홍문종 의원과는 H대학 동문이라고 이야기하고 다닌다"며 "홍문종 의원은 하버드대를 다녔고, 나는 하와이대라 H대학 동문이라며 가깝게 지낸다"고 좌중의 분위기를 녹였다.

    그러면서 "말씀을 조리있게 잘하셔서 항상 홍문종 의원 뒤에서 발언을 하면 명가수 뒤에 노래 부르는 것과 비슷하게 손해를 본다"며 "국회 대중문화·미디어연구회를 잘 이끌고 있는 대표의원으로서 존경한다"고 추어올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한국당 김기선·민경욱·이종명·송희경·곽상도 의원도 참석해 홍문종 의원에게 힘을 보탰다. 또, 홍문종 의원과 친박계 후보단일화를 물밑에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또다른 유력 주자 유기준 의원도 시간을 내어 참석했다.

    내달 12일로 원내대표 경선일이 확정된 가운데, 일거수일투족이 원내대표 경선 행보일 수밖에 없는 후보군의 토론회 일정에 직접 참석해 축사로 힘을 실었다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깔린 행동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중장기적으로 당대표와 대권주자의 자리를 바라보고 있는 정우택 원내대표가 홍준표 대표와 의도적으로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지난해 탄핵~대선 정국에서 당초 매우 '큰그림'을 그렸었다.

    지난해 9월 7일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좋은나라 전략연구소' 창립세미나에서는 '2017 19th'라는 문구가 씌여있는 태양이 지평선 너머에서 떠오르는 가운데, 정우택 원내대표 자신이 '컨텐츠 있는 지도자 탄생'이라는 글귀와 함께 밝은 미소를 머금고 있는 샌드아트 영상이 상영됐었다.

    이처럼 '큰그림'을 그리던 정우택 원내대표는 연말 원내대표 경선에서 후보로 추대되고 선출되면서, 대권 가도를 접고 방향을 돌려 탄핵과 대선 정국 속에서 원내의 키를 잡았다.

    내달 15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향후의 정치적 진로를 새로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데, 홍준표 대표와의 차별화 행보는 이런 고민 속에서 나온 '계산된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이다.

    목전으로 다가온 원내대표 경선에서 홍준표 대표와는 의도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비홍계 후보에게 힘을 실을 수밖에 없고, 이날의 홍문종 의원 추어올리기도 그러한 행보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정우택 원내대표는 내년 지방선거 이후 새로 치러질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권을 차지한 뒤, 당대표 임기 중에 2020년 총선을 치러 리더십을 인정받고 2022년 대권을 겨냥하는 방향으로 정치적 진로를 모색할 것"이라며 "홍준표 대표와는 어떻게 해도 상충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연히 정치적 차별화를 시도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