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부실검증', '코드 인사'에 이어 '타 공직 후보자' 인사에 영향까지…
  • ▲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뉴시스
    ▲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뉴시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통과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청와대와 여당이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홍 후보자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낙마할 경우 헌법재판소장·헌법재판관 후보자 등 인사청문회가 걸려있는 여타 후보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홍 후보자는 증여세와 상속세를 줄일 목적으로 장모의 재산을 부인·딸과 함께 '쪼개기 증여'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재산 증가액만 약 34억 원이다. 그는 과거 '재벌 저격수'라 불리며 과도한 부의 세습을 비판해온 터라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야당은 일찌감치 홍 후보자를 '내로남불의 전형'으로 규정하고,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자유한국당은 홍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고, 바른정당은 사퇴를 촉구하며 압박했다.

    이에 청와대는 "(홍 후보자가) 탈세 아닌 절세라는 점을 정리해야 할 것 같다"고 선을 그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홍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넘지 못하면 중소기벤처기업부 장관 임명의 '두 번째' 실패라는 오점을 남기기 때문이다. 앞서 박성진 후보자가 역사관 논란 등으로 사퇴해 한 번의 고배를 마셨다. 

    홍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의원불패' 신화는 깨지게 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임명한 장관 중 전·현직 의원들은 한 명의 낙마 없이 불패 행진을 해왔다. 청와대가 홍 후보자를 임명한 것 역시 실패 가능성이 적은 전직 국회의원 출신이라는 점이 작용했다.

    하지만 18대 국회의원 출신인 홍 후보자마저 낙마하면 청와대의 인사 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와 친한 사람만 뽑으니 인물이 없는 것'이라는 코드인사 논란도 다시 붉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홍 후보자 외에 헌법재판소장·헌법재판관 후보자 등의 인사청문회가 예정돼 있어 홍 후보자의 임명 여부가 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과거에도 야당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임명하면 김이수 헌재소장을 반대하겠다'며 서로 다른 후보자를 연계하기도 했다.

    타 언론사의 취재에 따르면 여권 관계자는 "또다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다면 다른 후보자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