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文 대통령, 후보자 새롭게 추천해야" 압박… 민주당도 '안경환 데자뷰' 우려
  • ▲ 조대엽 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고심하는 모습. ⓒ뉴시스
    ▲ 조대엽 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고심하는 모습. ⓒ뉴시스

     

    조대엽 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기로에 섰다.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물론 여권 성향의 야당인 정의당에서도 조대엽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입장을 피력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노동계를 기반으로 한 정의당의 부적격 입장은 정부여당에 큰 타격이라는 게 정치권 전언이다. 조대엽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이 된다고 가정해도 노동계의 원활한 타협을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지난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조대엽 후보자는 청문과정을 통해 '부실인사'라는 점이 드러나 적격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며 "조대엽 후보자는 음주운전과 다운계약서 등 문제에 대해 사과했음에도 도덕성 문제와 관련해 자신에게 제시된 핵심적 의혹을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정미 의원은 "특히 한국여론방송 2억5000만원 출자문제는 아직 해명되지 않았으며,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 10통을 일반인에게 이유와 목적을 확인하지 않고 전달했다는 해명 또한 납득하기 어렵다. 조 후보자가 자신의 사외이사를 등재를 인지하였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했다.

    이정미 의원은 또 "더 중요한 문제는 조대엽 후보자는 고용노동부 장관직을 수행하기에 그 전문성과 현장성 또한 부족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동진오토텍과 유성기업, 갑을오토텍 등 부당노동행위로 장기 분규가 일어나고 있는 대표적 사업장의 연관 기업을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실제 조대엽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당시 심각한 노동현안들을 파악하지 못했다. 지난달 30일 진행된 인사청문회 때 조대엽 후보자는 "유성기업, 갑을오토텍 등과 관련 있는 원청 대기업은 어딘가"를 묻는 이정미 의원 질문에 "현대중공업"이라고 오답을 말했다. 장기 분규가 일어나는 기업들은 '현대자동차'의 하청 업체다. 더욱이 유성기업은 불법적인 노조 해체로 인해 현대자동차 임원이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다.

    이정미 의원은 "빨리 임명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 잘 임명하는 게 중요하다"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노동존중사회 실현을 위해 노동 전문성과 경험, 강한 개혁의지를 실천할 후보자를 새롭게 추천해 주시기 요청드린다"고 못박았다. 주효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깨끗하게 정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의당을 비롯한 야당의 '조대엽 부적격' 목소리가 거세지자 정치권 안팎에선 '안경환 데자뷰'가 오르내리고 있다. 조대엽 후보자가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러한 우려는 민주당 안팎에서도 감지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 만나 "조대엽 후보자가 청문회 때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적절히 해명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무작정 조대엽 후보자를 감쌀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