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와의 양자구도엔 "이성적인 일 아냐" 부정적 견해 피력
  • ▲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후보와 추미애 대표. ⓒ공준표 기자
    ▲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후보와 추미애 대표. ⓒ공준표 기자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제19대 대통령선거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문 후보는 경쟁자인 안희정·이재명 지지층 끌어안기라는 과제를 직면한 모양새다. 두 경쟁자의 지지층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3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 체육관에서 열린 수도권·강원·제주 순회경선에서 투표소투표 1만7,267표와 ARS 투표 37만9,673표, 대의원 투표 3,034표로 총 39만9,934표를 얻었다. 득표율로는 60.4%다. 이는 경쟁자 이재명 후보(총 득표율 22%)와 안희정 후보(총 득표율 17.3%)가 얻은 득표를 합친 수치보다 높다.

    민주당의 최종 경선투표를 합산하면 총 213만4840명의 선거인단이 참여했고, 문 후보는 93만6419표(득표율 57%)를 확보했다. 안 후보는 35만3631표(득표율 21.5%)를, 이 후보는 34만7647표(득표율 21.2%)를 각각 확보했다. 안 후보와 이 후보 측에서 기대했던 결선투표는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문재인 후보의 압도적인 득표율은 지난달 27일 광주에서 열린 호남권 순회경선을 시작으로 지속됐다. 문 후보는 호남권 경선에서 14만2,343표(득표율60.2%)를, 충청권 경선에서 6만645표(47.8%)를, 영남권 경선에서 12만8,429표(득표율 64.7%)를 얻으며 '대세론'을 과시했다.

    문 후보는 당내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꾸준히 선두를 달린 바다. 또 문 후보는 당 주류 세력의 좌장이란 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문 후보에겐 '대세론'이란 수식어가 뒤따랐다.

    그러나 문재인 후보의 대세론은 경선에서 끝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존재한다. 문 후보의 경쟁자인 안 후보와 이 후보의 지지층이 이탈하는 기류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5·9 대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문 후보를 양자대결에서 앞섰다는 여론조사가 나온 것이다.

    <내일신문>이 디오피니언에 의뢰한 3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전 대표와 문 후보가 양자대결을 펼칠 시 안 전 대표가 43.6%로 문 후보(36.4%)를 앞섰다. 이 조사는 지난 2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RDD방식의 유선전화면접조사(39.7%)와 인터넷 조사(모바일 활용 웹 방식 60.3%)를 병행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응답률 13.5%.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치권에선 문재인-안철수 양자대결 조사와 관련 다양한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그중 안희정-이재명 지지층의 일부가 안철수 전 대표 쪽으로 이동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는 문재인 후보도 인지하고 있었다.

    문 후보는 수도권 경선 후 '안희정-이재명과 어떻게 협력할 예정인가. 또 중도-보수층 이탈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취재진 질문에 "우선 안희정-이재명-최성 후보와 하나가 됐다. 아름다운 경선을 해주고 경선 후 함께 힘을 모아준 세 분의 후보들과 지지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문재인 후보는 "안희정-이재명-최성 후보가 주장했던 가치는 이제 저와 민주당의 기치"라면서 "후보들의 정책 중 제가 받을 것은 받아들이고 후보들 캠프에 함께 했던 사람들도 선대위에서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문 후보가 안희정-이재명 지지층을 끌어안을 구체적 대안을 언급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에 있던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문 후보가) 무턱대고 세 후보와 '하나가 됐다'는 발언에 공감이 안 된다"고 털어놨다.

    한편 문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를 향한 비판도 아끼지 않았다. 문 후보는 "저와 안 전 대표의 양자구도가 된다는 것은, 안 전 대표가 국민의당뿐 아니라 부역정당들과 함께 연대한다는 것"이라며 "별로 이성적인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안 전 대표와 타 정당 연대 관련) 만약 그렇게 되면 그것이 바로 적폐세력의 정권연장을 꾀하는 후보라는 뜻"이라며 "(안 전 대표가) 적폐세력과 함께 한다면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이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