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헌재 심판과 특검 수사에 불만 토로

직무 정지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과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불쾌감을 우회적으로 토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한국경제신문 정규재TV〉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헌법재판소에 계류돼 있는 탄핵심판 사건에 대해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해 그토록 어마어마한 거짓말을 만들어내야만 한다고 하면, 탄핵 근거가 얼마나 취약한 것이냐"고 개탄했다.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과정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재판받는 입장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고 밝혀, '현 시점'에서의 재판 진행이 완전히 공정하다고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뜻을 시사했다.

헌재 탄핵심판 변론기일 출석에 관해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잘라말했다.

특검의 수사와 관련해서도 "(나와 최순실이 경제공동체라 뇌물죄라는) 희한한 그런 말을 만들어냈는데, 엮어도 너무 어거지로 엮은 것"이라며 "경제공동체라는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니, 특검에서 철회했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불만을 내비쳤다.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로 특검에 의해 구속된 것과 관련해서도 "뇌물죄도 아닌데 구속까지 한다는 것은 개인적인 생각으로 과했다"며 "(블랙리스트 자체도)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먼저 지냈던 유진룡 전 장관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에서 관련된 사실 일체를 폭로한 것에 대해서는 "장관으로 재직할 때의 말과 퇴임한 뒤의 말이 달라지는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배신감을 털어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헌재 변론 출석과는 달리, 조만간 특검의 수사에 어떤 형식으로든 응할 뜻을 내비쳤다.

박근혜 대통령은 "(특검의) 조사에 응하려 한다"며 "일정이나 이런 부분은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여야 정치권이 2월말~3월초 중의 탄핵심판 인용을 기정사실화하고 대권 레이스에 돌입한 것과 관련해서는 "지금 거기에 대해 이야기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탄핵이 기각될 경우를 가정한 질문에 개인적인 소견을 밝힘으로써 '탄핵 기각'에 대한 기대감을 놓지 않고 있음을 내비쳤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에 이런 (탄핵)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국민들 사이에서 '우리나라가 지금 이렇게 돼 있구나'라는 게 회자되고 있다"며 "그러한 공감대 하에서 국민들이 '우리나라가 건전하게 나가야겠다'는 쪽으로 힘을 모으면 좀 더 발전한 나라로 만들어가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물론 지도자도 필요하지만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며 "어떤 (탄핵 기각과 같은) 환경이 만들어지면 더 발전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