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부 변수' 제어 메시지 던지면서, 발빠르게 회관 돌며 표 훑는 행보 펼쳐
  • ▲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이현재 정책위의장 후보가 15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중도·중립 성향 의원 회동에 참석해 회동 주최자인 이주영 의원의 소개를 받으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이현재 정책위의장 후보가 15일 오전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중도·중립 성향 의원 회동에 참석해 회동 주최자인 이주영 의원의 소개를 받으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백중우세의 형세인 것으로 알려진 정우택 의원이, 당내 경선에 개입해 영향을 미치려고 시도하는 야권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정우택 의원은 15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에 출연해 "(야당이 친박계 원내대표와는 대화를 않겠다는 게)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다"며 "여당 원내대표를 뽑는데 야당이 감놔라 배놔라 하며 눈치를 보라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가 지금 친박 지도부의 이정현 씨도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데 친박 원내대표가 들어서면 대화상대로 인정할 것 같으냐"며 "만약 (새누리당에) 친박 원내대표가 들어서면 일체의 대화를 거부하겠다"고 압박했다.

    이어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14일 "친박의 파렴치함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집단"이라며 "친박계 원내대표는 협상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협상의 카운터파트너'가 돼야 할 야당 원내대표들이 여당 원내대표 경선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과 관련해, 정우택 의원은 "그렇다면 차라리 야당에게 우리 원내대표를 선택해달라고 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여야 간에도 서로 금도를 지켜야 한다"며 "국민을 위해 새로운 정치력을 복원하고 창출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진심으로 갖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16일로 예정된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 결과가 분당(分黨)의 전주곡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친박계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정우택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되면, 비박계 일부 의원들이 이에 반발해 탈당과 신당 창당을 결행할 것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비박계의 중심인물인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전날 "친박에서 원내대표 후보를 냈다는 것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며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 선출까지 끝나고나면 많은 분들이 탈당을 하든지 당에 남아있든지 결심하지 않겠느냐"고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야당 뿐만 아니라 비박계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서도 정우택 의원은 유감을 표했다.

    정우택 의원은 "(비박계의) 그런 소리도 무슨 말씀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누가 당권을 잡으면 당을 나가고, 자신의 편이 당권을 잡으면 여기에 있고, 세상에 그런 경우가 어디 있겠느냐"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반목으로 가는 정치보다는 화합과 통합으로 가자는 게 나의 정치적 소신"이라며 "서로 마음 속으로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이 있겠지만, 묻어두고 서로 끌어안으며 더 큰 대승적 목적을 위해 같이 가는 동반자가 되자"고 제안했다.

    이날 정우택 의원이 야당과 당내 비박계로부터 가해지는 안팎의 압박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단호하게 반박한 것은, 현재의 원내대표 경선 판세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자신감의 발로인 것으로 해석된다.

    복수의 새누리당 관계자의 분석에 따르면, 친박계의 지원을 등에 업고 있는 정우택~이현재 후보 진영은, 비박계의 대표 선수로 나선 나경원~김세연 후보 진영에 비해 백중우세의 형국이라는 전언이다.

    야당의 '협상 상대 불인정' 경고와 당내 비박계의 '탈당' 압박 등 점증하는 외부 변수만 잘 제어하면,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 하에 준비된 반박의 메시지를 내보냈다는 분석이다.

    정우택 의원은 이날 라디오 매체와의 오전 인터뷰가 없었던 나경원 의원과는 달리, 발빠르게 인터뷰를 마친 뒤 종일 의원회관을 훑으며 동료 의원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비박계의 전면전 양상으로 흘러가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패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중도·중립 성향 의원들은 이날 오전 의원회관에서 이주영 의원의 주재로 회동을 가졌는데, 이 회동 장소에도 정우택 의원은 나경원 의원보다 훨씬 먼저 도착해, 입장하는 중립 성향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농담 섞인 인사를 건네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