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이 영어 연설한 APPCED 총회 주제는, 반기문이 신경쓰는 UN-SDGs
  • ▲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새누리당이 바닥을 알 수 없는 내홍으로 빠져드는 가운데, 5선 중진의 이주영 의원은 이와 거리를 둔 채로 의원외교 등에만 몰두하고 있어 되레 여권 안팎의 시선을 끌고 있다.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5선·경남 마산합포)은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8차 아시아태평양 환경·개발의원회의(APPCED)의 집행위원회와 총회에 참석했다.

    지난 2013년 네팔에서 열린 16차 총회에서 APPCED 회장으로 선출돼 임기를 마친 바 있는 이주영 의원은 지금도 집행위원장의 자리를 맡고 있다. 동시에 APPCED 한국대표단의 일원으로서, 이주영 의원은 이날 개회식의 연설을 맡았다.

    이날 롯데호텔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이주영 의원은 아시아·태평양 권역 각지에서 모인 각국 대표단을 상대로 유창한 영어로 환영 연설을 했다. 이주영 의원은 "2014년 이란의 테헤란에서 17차 총회를 연지 시간이 다소 흘렀다(It has been a while since the 17th General Assembly was held in Teheran in 2014)"며 "서울에 온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I extend to you all a very warm and heartfelt welcome to Seoul Korea)"고 각국 대표단을 반겼다.

    나날이 점입가경인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국정 공백이 빚어진 가운데에서도 의원외교에 나선 모습이 인상적이라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결국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을 포기하고, 경질이 예정된 황교안 총리가 대신 참석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흔들릴 우려가 있는 중에도, 안방에서 열린 국제행사에서 침착하게 각국 대표단을 환영했다"며 "역시 이주영"이라고 극찬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인 이주영 의원의 인상적인 의원외교 행보는 이 뿐이 아니다.

    세계스카우트의원연맹(WSPU) 부총재를 맡고 있는 이주영 의원은 자기 지역구도 아닌 전북 새만금에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최근 밤낮없이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치가 성사된다면 30년째 전북도민의 가슴에 멍울이 지게 한 새만금 사업의 진전에 큰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이주영 의원은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35차 국제의원연맹(IPU) 총회에서 세계잼버리 유치 운동을 하기 위해 출국했다. 국제선을 환승해가며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가 조아오 알만도 세계스카우트이사회 의장을 예방해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의 전북 새만금 유치를 호소한 뒤, 곧바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IPU 총회에 참석해 지지를 당부했다.

    별도의 휴식일도 없는 일정 속에서 강행군을 펼치고 돌아온 이주영 의원은 미처 시차에 적응할 겨를도 없이 다시 일본으로 출국해 세계잼버리대회 유치 홍보 활동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잠시 귀국한 사이에 열린 지난 4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이주영 의원은 당시 본지 취재진을 만나 "일들이 내게 떨어지니 어떻게 하겠느냐"면서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의연한 자세를 보였다.

    다선(多選)의 중진 의원들이 머리 터져라 당내 내홍에 몰두하는 상황 속에서 국회의원 본연의 업무에 몰두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평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은 입법·정책 등 의원 본연의 업무는 초·재선들이나 할 일이고, 3선 이상부터는 정무(政務)만을 자신의 일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5선 중진인데도 나라를 위해 번거로운 일들을 떠맡고 있는 이주영 의원은 '일하는 국회'에 걸맞는 '일하는 중진의원'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이주영 의원의 최근 행보 자체가 '최순실 게이트'와 그에 뒤이은 내홍으로 만신창이가 돼 폐당(廢黨)의 위기에 몰린 새누리당 정권재창출의 희망의 불씨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롯데호텔에서 열린 APPCED 18차 총회의 회의 주제는 유엔지속가능개발목표와 국제개발(UN-SDGs and International Development)이었다.

    유엔지속가능개발목표(UN-SDGs)는 범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주제로 알려졌다. 이주영 의원은 지난해 9월에도 이 주제와 관련해 미국 뉴욕을 방문, 70회 유엔총회에 참석해 반기문 총장을 지원사격하기도 했다.

    묵묵히 의원외교를 하면서도 5선 중진 의원답게 아무 생각 없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정무적으로 대단히 의미심장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어차피 시간은 이주영 장관의 편"이라며 "묵묵히 본연의 일을 하고 있다보면, 내년 1월 중순 반기문 총장이 귀국한 뒤 정계 '빅뱅'의 중심에 이주영 장관이 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