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박근혜 대통령, 개헌에 몰두해야"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최순실 사태'의 출구 전략으로 '개헌'을 제시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 세미나실에서 개최된 국가전략포럼에서 "이런 사태는 형태만 다를 뿐 5년 만에 한 번 열리는 연례행사가 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은 이런 일에 워낙 엄격한 사람이고 자기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어 쇼크가 너무 크다는 차이가 있다"며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국가적 불행을 막기 위해 개헌에 몰두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권력 주변에 기생해서 사리사욕을 탐하고 국정을 농단하려는 마음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최순실 사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은 개헌뿐이라는 것이다.

이어 김 전 대표는 현 상황을 수습하는데 있어서는 거국중립내각을 서둘러 꾸려야 한다고 내다봤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을 아직 안 하고 찔끔찔끔 대응하다 보니 분노가 커지고 이런 상황이 생긴다"면서 "(총리 권한의 한계를)선명하게 내놓아야 한다. '거의 그런 거 아닌가' 이렇게 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그는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국정운영을 수습해야 한다는 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헌법 절차에 어긋나는 거국내각 중립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이미 국민은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 있고, 동시에 국정 공백이 생겨서는 안 되는데 헌법 절차에 따라 진행하려면 시간이 걸린다"면서 "야당이 제안했고 여당이 동의해야 하고, 각계각층 지도자들이 동의하고 계신 거국중립 내각을 해서 국정운영을 하자 외에 다른 방법이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같은 자리에 있던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 역시 비슷한 의견을 피력했지만, 김무성 대표를 의식한 듯 '가치'를 강조했다. 이 의원은 "계파 간의 대립상황이 계속되는 안타까운 지경에도 새누리당은 어떻게든 뜻을 모아 단결을 해나가야 보수의 가치를 추구할 수 있다"면서 "당면한 과제는 총리를 빨리 임명하는 것이다. 총리가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만 국정이 제대로 돌아가는 상황인 것은 다 똑같이 인식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개헌' 논의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부에서도 개헌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촉발되는 듯했다. 그러나 같은 날 최순실의 PC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개헌논의는 주춤하게 된 상태다.

정치권은 김 대표가 당 안팎 정국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개헌을 언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개헌에 직접 나서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대신 목소리를 내면서 보수 세력 전체에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이날 포럼은 국가 원로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활로를 찾기 위한 토론회로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토론자들은 ▲촛불집회 가담 ▲대통령 탈당 ▲대통령 하야 등의 여러 해법을 제시했지만, 저마다 의견이 맞지 않아 하나의 방법으로 결론을 도출하지는 못했다. 한편, 현직 국회의원은 김무성, 나경원, 김학용, 권성동, 김세연, 배덕광, 김성태, 이군현 의원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