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와부 골절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 놓고 김진태~표창원 설전… 死因 오리무중
  • ▲ 국회 출입 취재진에 둘러싸여 질문에 답하고 있는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자료사진).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국회 출입 취재진에 둘러싸여 질문에 답하고 있는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자료사진).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가칭)민주사회당 등 야3당이 불법·폭력시위 도중 밝혀지지 않은 이유로 사망에 이른 백남기 씨 특검 추진에 관한 법안을 발의한 가운데,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특검보다 부검이 먼저라고 일침을 가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재선·강원 춘천)은 5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사인을 밝히는 알파요 오메가는 부검(剖檢)"이라며 "부검을 하지 않겠다면서 무슨 특검을 하고 진상을 밝히겠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야3당은 이날 백남기 씨 원인 미상 사망 문제를 특별검사의임명등에관한법률(이른바 상설특검법)에 따라 특검 수사요구안으로 공동발의하기로 하고, 오후 2시 더민주 박완주·국민의당 김관영·(가칭)민사당 이정미 원내수석부대표가 이를 국회 의안과에 접수했다.

    문제는 특검 수사요구안의 명칭이 '경찰 폭력에 의한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등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요구안'이라는 것이다. 백남기 씨 사망 사건은 사인(死因)이 오리무중인데, 무슨 재주인지 몰라도 법의학자들도 아직 규명치 못한 백남기 씨의 사인을 '경찰 폭력에 의한'이라고 마음대로 규정지은 것이다.

    이렇게 사인마저 마음대로 결론을 내려놓은 특검 수사요구안이 무슨 객관적 진상을 규명한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애초부터 정치적 중립과는 거리가 먼 특검 추진이라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게 됐다.

    실제로 이날 김진태 의원도 사인에 관해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김진태 의원은 서울중앙지검과 춘천지검 등에서 부장검사를 지내고 춘천지검 원주지청장을 역임한 검찰 출신 국회의원이다.

    김진태 의원은 "물대포에 맞아서 사람의 얼굴뼈가 바로 부러지긴 쉽지 않다"며 "안와부 골절상과 또 우측뇌 경막하 출혈이 있기 때문에 물대포를 맞아서 두 개 이상의 상처가, 중상이 생겼다고 한다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대를 졸업한 뒤 범죄심리 전문으로 활동한 바 있는 더민주 표창원 의원(초선·경기 용인정)이 "안와부 미세 골절은 낙상 충격으로 인한 두개골 골절의 연장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 발언에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사과드린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마음에 안 든다고 다 명예훼손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렇듯 사인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의학계, 시민사회단체 등 전 사회적으로 논란과 이견이 분분한 가운데, 야3당끼리 자의적으로 사인을 '경찰 폭력에 의한' 것으로 규정한 특검 수사요구안을 공동발의한 것에 대해서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진태 의원은 "특검이라는 것은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것인데, (부검을 하지 않으면서 특검만 하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겠다는 것밖에는 안 된다"고 일소에 부쳤다.

    다만 백남기 씨의 사인이 뜻밖에도 이른바 '빨간 우의'에 의한 것일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부검을 하면 이런 것, 저런 것이 다 밝혀질 것"이라고 객관적·과학적 절차에 답을 맡길 뿐 스스로는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