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에게 차인 안철수…鄭, 생각할 시간 필요해?

'동반성장론'의 아이콘인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7일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의 공개 러브콜을 사실상 거절했다.

정운찬 전 총리는 안철수 전 대표가 "동반성장과 국민의당의 공정성장은 함께하는 부분들이 많다"고 한 것에 대해 "둘의 차이는 이미 신문에서 다 말했다"며 일축한 것. 

이를 놓고 국민의당으로부터 영입제안을 받은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아직 답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먼저 자신의 거취를 정할 필요는 없지 않겠느냐는 등의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정운찬 전 총리는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위기의 한국경제와 동반성장' 특강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의 영입 제안 여부에 대해 "뭘 같이 하느냐"고 선을 긋기도 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에서 원할 때도 강의를 했었다. 제가 여기에 왔다고 해서 당에 가입을 하는, 그런 기대는 말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특강에서 "단순한 정권교체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국가를 혁신할 수 있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새로운 정권이어야 한다"며 "이렇게 바꾸는데 지혜가 필요하다. 지도도 필요하고, 나침반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운찬 전 총리 같은 분의 지혜가 절실하게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동반성장과 공정성장 접점에 대해서도 (정 전 총리와) 따로 말씀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계속해서 러브콜을 보낼 것을 밝힌 셈이다. 

최근에도 정운찬 전 총리 영입 의사를 밝혔던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김대중 정부 시절 정 전 총리의 서울대 총장 임명장 수여 당시의 일화를 소개하며 "앞으로 정 전 총리님이 저한테 감사하다는 말씀을 할 때까지 기다려보겠다"고 말해 영입 의지를 보였다. 

안철수 전 대표는 국민의당 창당 이전에도 정운찬 전 총리에게 영입제안을 한 바 있다. 당시 영입대상 0순위로 회자되기도 했지만 두 사람이 4·13 총선 이후 만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국민의당은 외부인사 영입부분에 있어 손학규 전 고문에 비하면 정운찬 전 총리는 비교적 소극적이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다만 정운찬 전 총리는 '직접 대권에 출마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자꾸 어려운 질문을 한다"고 답해 대권 도전의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아울러 '정권교체에 대한 역할'과 관련 "내 생에 궁극적인 목적은 '동반성장 사회건설'이다"며 "될 수 있으면 빨리 앞당겨 보려하는데, 무엇이든 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운찬 전 총리가 이날 거절한 또다른 이유로는 '경제민주화'로 대변되는 더민주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와 비교해 자신의 '동반성장' 이미지를 더욱 부각할 시간이 필요해서가 아니겠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지난 8·27 더민주 전당대회 이후 대표직에서 물러난 김종인 전 대표는 최근 '경제민주화' 특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서울 소상공인연합회, 이날 전남 순천대학교에 이어 오는 8일에는 국회 '미래산업과 좋은일자리 포럼' 창립식에서 강연하는 등 경제민주화 알리기 광폭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비록 정운찬 전 총리가 "제3지대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지만, 동반성장을 위해 무엇이든 할 의지가 있다고 밝힌만큼 상황에 따라 3지대론을 주도하고 있는 김종인 전 대표와 함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