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희와 슬픔의 결합, 아름다운 음악의 핵심이자 우리 삶의 핵심이지." 

    존 마란스의 매혹적인 2인 음악극 '올드위키드송(Old Wicked Songs)'이 더욱 깊어진 감성으로 올 가을 관객들을 만난다.

    지난해 감동적인 메시지와 아름다운 음악으로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올드위키드송'이 재연을 앞두고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아트홀에서 연습실 현장을 공개했다. 

    '올드위키드송'은 괴짜 음악교수 마슈칸과 자기만의 세계에 갇힌 피아니스트 스티븐,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두 주인공이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을 통해 서로의 삶을 들여다보고 소통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초연에 이어 재공연의 지휘봉을 잡은 김지호 연출은 "'올드위키드송'은 상처를 가진 두 남자가 만나 음악을 통해 치유하고 서로의 삶에 희망을 불어넣어 주는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괴짜처럼 보이지만 커다란 아픔을 갖고 살아가는 마슈칸, 도도하고 독단적이나 진짜 자기가 누군인지도 모르는 스티븐. 화려함과 간결함, 열정과 이성…극중 '우리의 삶은 슬픔과 환희가 공존한다'는 마슈칸의 대사처럼 극단적으로 달라보이는 두 사람에게도 공통점은 있다"고 말했다.

    '올드위키드송'은 단 2명의 배우만이 출연한다. 인간의 감정을 연주할 줄 아는 열정적인 음악교수 '조세프 마슈칸' 역에는 이호성-안석환이 열연하며, 음악의 즐거움을 잃어버린 천재 피아니스트 '스티븐 호프만' 역은 이현욱-강영석이 맡는다.

  • 이날 연습현장의 첫 포문을 연 안석환과 이현욱은 마슈칸과 스티븐의 첫 만남을 선보이며 두 캐릭터의 밀고 당기기를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안석환은 뻔뻔하게 너스레를 떨며 드라마를 지탱했고, 이현욱은 안정적인 연기력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세상에 빠진 스티븐에 완벽 몰입했다.

    이어진 장면은 마슈칸과 스티븐의 노래수업. 불협화음을 내는 안석환과 강영석은 언뜻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차츰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강영석은 한층 부드러워진 스티븐의 모습을 섬세하게 담아냈으며, 안석환은 속내를 감추고 웃음으로 포장하는 마슈칸의 일렁이는 감정을 과하지 않게 표현했다.

    마지막 시연은 오페라를 보고 늦은 밤 연습실을 찾은 스티븐과 홀로 피아노를 연주하며 술을 마시고 있던 마슈칸이 맞닥뜨리는 장면이다. 연기고수 이호성은 특유의 노련미로 능구렁이 같은 여유로움을 선보였으며, 이현욱은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며 내적 갈등을 드러냈다.

    김지호 연출은 "작품 속 인물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아픔을 애써 감추며 살아가고 있다. 이 모습은 현대의 우리와 다름없다. 외롭다. 우리 관객들이 이 작품을 통해 위로 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다"라고 전했다.

    음악극 '올드위키드송'은 YES 24에서 예매 가능하며, 9월 21일부터 10월 23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된다. 

    ['올드위키드송' 연습현장,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