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용 이사장 “민변, 외신기자 불러 주장 전달한 데 이어 국가인권위에도 진정” 비판
  • ▲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산하 북한인권현장사무소에서 최성용 납북자 가족모임 이사장에게 보내 온 메일. ⓒ최성용 납북자 가족모임 이사장 제공
    ▲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산하 북한인권현장사무소에서 최성용 납북자 가족모임 이사장에게 보내 온 메일. ⓒ최성용 납북자 가족모임 이사장 제공


    “한겨레신문에 의해 알려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평양 방문은 잘못된 정보입니다(The information that OHCHR is visiting Pyongyang reported by the Hankyoreh Newspaper is wrong).

    현 시점에서, 저희 사무실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방문하기 위한 어떤 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At this stage, our office does not have any plan to visit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납북자 가족모임’의 최성룡 이사장에게 보낸 메일 내용이다. 즉 ‘한겨레신문’이 ‘사실상 오보’를 냈다는 답변이었다.

    지난 7월 8일 ‘한겨레신문’은 “유엔, 탈북 종업원 직접 조사 나서…정부는 접견 불허”라는 제목의 ‘단독 기사’를 통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이하 OHCHR)가 지난 4월 집단 귀순한 북한 여종업원들의 ‘납치·감금’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이르면 7월 말 방북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한겨레신문’은 해당 기사에서 ‘정부 관계자, 복수의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대북 소식통’을 유엔 OHCHR이 방북할 계획이라는 것을 알려줬다고 밝혔다.

    ‘한겨레신문’ 보도가 나오자 ‘자유와 통일을 향한 변호사 연대’ 등 우파 시민사회단체들은 유엔 OHCHR 산하의 유엔북한인권현장사무소 측에 분노를 표시했다. 북한 김정은 집단의 일방적인 주장을 대변하려는 듯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의 주장을 유엔이 받아들였다는 지적이었다.

    언론 보도는 나오지 않았지만, 납북자 가족과 탈북자들의 분노도 거셌다. 북한 김정은 집단에 의한 주민 인권유린을 감시한다던 유엔 OHCHR과 북한인권현장사무소가 ‘민변’의 요구를 곧이곧대로 들어주느냐는 비판이 쇄도했다.

    그러나 지난 12일 ‘납북자 가족모임(이사장 최성용)’이 유엔 OHCHR로부터 받은 메일은 이런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최성용 납북자 가족모임 이사장은 지난 1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 8일 ‘한겨레신문’의 보도를 보고서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유엔 측에 공문을 보냈다”며 “오늘 이 답신을 받고 나니 황당할 따름”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털어놨다.

    최성용 이사장은 ‘민변’ 측의 행동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최성용 이사장은 “민변이 지난 7일에는 외신기자들을 불러서 기자회견을 하고, 오늘(12일)은 국가인권위원회에다 진정을 냈다”면서 “북한 주장에는 저렇게 열심히 뛰는 분들이 왜 납북자나 국군포로 석방, 인권유린에는 침묵하느냐”고 비판했다.

    실제 ‘민변’은 지난 7일 서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외신기자들을 초청해 자신들의 주장을 전했다. 이어 12일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 “통일부가 아닌 국가정보원이 북한이탈주민지원센터에 탈북민을 장기구금 하는 게 적법한지 밝혀주고, 구금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있었는지 확인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한편 유엔OHCHR 측의 답신 내용과 관련해 한겨레신문 측은 '공식 성명이나 발표인가 아닌가'에 주목했다. 유엔 북한인권현장사무소 측의 답신이라면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OHCHR 내부에서 돌아가는 상황을 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겨레신문 측은 "2015년에도 유엔 OHCHR에서 방북한 적이 있었는데 비공개였다"면서 "보다 자세한 사항은 현재 추가 취재 중이다. 기다려보면 알 게 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