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일자리 어쩌나, 중장년에 일자리 주고 중기 인력난 해결하는 1석4조 파견법"
  • ▲ 김현숙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이 19일 오후 춘추관에서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끝난것과 관련해 노동개혁 입법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 김현숙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이 19일 오후 춘추관에서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끝난것과 관련해 노동개혁 입법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노동개혁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일자리'와 직결되는 노동개혁 관련 법안들이 친노(親盧) 더불어민주당에 가로막혀 19대 국회에서 폐기됐다.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나는 19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 노동개혁은 정치권의 이분법적 진영 논리에 갇혀 제자리걸음만 거듭하다 국회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청년들의 일자리도, 중장년층 일자리도, 모두 허공에 날려버렸다. 친노(親盧) 더불어민주당이 득세한 20대 국회는 더욱 암울할 뿐이다.

    청와대는 한숨을 내쉬었다.

    김현숙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은 "너무나도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브리핑 도중 감정이 북받쳐 오른 듯 울먹이며 말을 이어간 김현숙 수석이다.

    마자말 말을 마치고 마이크를 내려놓은 김현숙 수석의 얼굴에선 결국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김현숙 수석은 1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노동개혁 4개 입법이 끝내 무산되자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아쉬운 소회를 밝혔다.

    "지금 우리 국민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일자리입니다. 청년실업률이 2월 역대 최고를 기록한 후 4월까지 연속 석달 동안 10%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조선․해운 등의 구조조정 여파도 몰아치고 있어 중장년 고용불안 등 경제와 고용 전반에 경보음이 계속 울리는 상황입니다.

    우리에게 닥친 일자리 위기는 단기적 처방이나 선심성 조치로 봉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낡고 경직된 노동시장을 구조적이고 근원적으로 개혁하는 노동개혁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노동개혁은 일자리 개혁입니다. 노동개혁에는 기득권을 일부 양보해야만 하는 고통이 따릅니다. 그러나,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 이루어 내야만 하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인 것입니다.

    이에 노사정은 선제적으로 작년 9월 노사정 대타협을 이루어내었고 이를 토대로 정부와 여당은 노동개혁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노동개혁 4법인 근로기준법, 파견법, 고용보험법, 산재보상법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자리를 늘리고 고용을 안정시켜 주는 내용으로 되어 있는 하나의 패키지 법안입니다.

    근로기준법은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청년일자리 기반을 확대해 줄 것이며, 중장년일자리법인 파견법은 중장년에게 새로운 일자리 기회를 열어 줄 것입니다.

    특히, 최근 기업 구조조정을 앞두고 이에 대비한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서는 고용보험법 개정을 통한 실업자 생활안정 지원과 함께 파견법 개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맞물려 이뤄져야 합니다.

    이러한 점을 볼 때 파견법은 구조조정 일자리 대책 뿐 아니라, 은퇴 후 자영업 외에 별다른 생계수단이 없는 중장년에게 수년간 쌓은 기술과 경험을 살려 재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이를 통해 노후 빈곤과 중소기업 인력난도 해결하여 1석4조의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는 대표적인 민생법안입니다."

    감정이 격해진 듯 김현숙 수석의 목소리 톤이 올라갔다.

    "너무나도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입니다. 일자리 희망을 잃으면 국가의 미래도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청년실업과 구조조정 등 고용위기를 앞두고 있는데, 국민들에게 일자리 희망과 새로운 도약의 힘을 주기 위한 노동개혁의 골든타임이 다 끝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많은 국가들이 기득권에 안주하다 개혁의 때를 놓쳐 한순간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아 왔습니다. 우리가 이러한 길을 밟아서는 안 될 것이며 하루라도 빨리 노동개혁 입법으로 노동개혁을 완성해야 할 것입니다.

    노동개혁은 현 세대와 미래 세대의 일자리가 걸린 만큼 어떠한 이유로도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정치적 이해관계에 맞물려 흥정이나 거래의 수단이 되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이제 19대 국회가 막을 내리고 20대 국회가 문을 엽니다. 더 이상 미루거나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지금 이 때를 놓쳐 노동개혁이 무산된다면 이 위기를 극복할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입니다."

    김현숙 수석은 브리핑 말미에 "일자리 창출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듯이 노동개혁에도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목에서부터 감정에 북받친 듯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이어 "국회가 일자리로 인해 고통받는 국민의 마음을 진실로 헤아리고 이들의 눈물을 닦아 주기 원한다면, 새로운 20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노동개혁 법안을 통과시켜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현숙 수석은 브리핑을 마친 뒤 얼굴을 가린 채 눈물을 흘리며 춘추관을 떠났다.

    정부·여당은 오는 30일 출범하는 20대 국회에서 이들 법안을 다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국가 경제위기를 자초한 친노(親盧) 더불어민주당의 반대에 막혀 조속 처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