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해어화' 스틸컷
    ▲ ⓒ'해어화' 스틸컷

    성공과 인정.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장 원하지만 그만큼 잡기 힘든 두 가지 요소. 그것을 무리해서 쫓아가다보면 어느샌가 본질을 잃어버리는 악순환에 이르기 마련이다. '해어화'는 1940년대를 살아간 두 기생의 슬프지만 아름다운 욕망과 삶을 그려내고 있다.

    영화는 세 남녀의 엇갈린 삼각관계를 중심 스토리에 두고 있지만,성공을 향한 인간의 본질적인 갈망과 그것이 어긋났을때 생기는 섬뜩한 순간을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다.

    정소율(한효준 분)과 서연희(천우희 분)는 최고의 기생이 되고 싶다는 목표와 사랑하는 남자 김윤우(유연석 분)의 마음을 얻기 위해 미묘한 신경전을 펼친다.

    사랑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돌아가면 좋겠지만. 운명은 사랑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인간의 나약함을 마음껏 비웃듯 그들을 몰아간다. 소율이 그토록 원하던 윤우는 애석하게도 윤희에게 마음을 더 비춘다.

    이는 피나는 연습으로 얻을 수 없는 결과물이 아니기 때문에.그래서 소율의 상실감과 분노는 더욱 통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번진다.

    '해어화'는 꿈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기생의 삶을 정직하게 표현한 올곧은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이 아니다. 오히려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절대적인 상황에 처했을때. 거기에서 나타나는 한 여인의 처연하다 못해 처절하기까지한 감정을 따라가는데 집중한다.

    다소 극단적으로 그려내는 분위기 속에서도,소율의 울분섞인 응어리는 강렬한 몰입도를 주기에 충분하다.

    이처럼 작품의 폭발적인 주제를 전하는데는 한효주와 천우희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한효주는 초중반 단아하고 기품있는 기운에서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감정에 흔들릴때 변하는 소율을 신들린 연기력으로 소화하내며,단연코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천우희 역시 겉으로는 유연하면서도 욕망 앞에서는 적극적으로 변하는 연희의 마음을 부드럽게 표현해내고 있다.

    서로 다른 두 캐릭터의 시너지는 한효주와 천우희를 만나 더욱 빛을 발한다. 이들은 말을 알아듣는 꽃을 지칭하는 '해어화'를 지칭하듯 가장 빛나는 주인공임에 틀림없다.

    '해어화'는 모든 관객들에게 하나의 코드를 강요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엇갈린 욕망의 슬픔을.누군가에게는 애절한 사랑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다. 선택은 관객들의 몫이다. 4월 13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