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김종인 국보위 전력은 "잠시 지휘하는 머슴, 당대표될지 몰라서 그랬을 것"
  • 공직선거법 제82조의2에 따라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광주 동남을의 국회의원 후보자 TV 토론회가 특정 후보의 네거티브 공세로 얼룩졌다. 국민의당 박주선 후보는 유권자에게 정책과 비전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구태 정치로 사라진 것에 대해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광주 동남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문충식·더불어민주당 이병훈·국민의당 박주선 후보는 5일 오전 9시 45분부터 광주MBC 공개홀에서 후보자 토론회를 진행했다.

    KBC광주방송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4일 보도한 광주 동남을 선거구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박주선 후보는 43.3%의 지지를 얻어 더민주 이병훈 후보(31.2%)를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다. 또, 같은날 광주KBS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보도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당 박주선 후보(44.8%)가 더민주 이병훈 후보(32.0%)를 12.8%p 격차로 앞섰다. 이들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한 기타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처럼 여론조사에서 압도당하고 있는 결과가 발표된 이튿날이었기 때문인지 더민주 이병훈 후보는 모두발언에서부터 거센 네거티브 공세를 예고했다.

  • ▲ 광주 동남을에 출마한 국민의당 박주선 후보. ⓒ뉴시스 사진DB
    ▲ 광주 동남을에 출마한 국민의당 박주선 후보. ⓒ뉴시스 사진DB

    ◆박주선 "시민단체로부터 꼭 당선시켜야 할 좋은 후보 선정"

    이병훈 후보는 이날 후보자 토론회 모두발언에서 "현역 의원을 교체해야 한다"며 "시장에서 생선 한 마리를 사더라도 잘 살펴보고 신선한 것을 찾듯이 후보자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과거에 무슨 일을 했는지 잘 따져서 판단해달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박주선 후보는 "270여 개 시민단체가 19대 국회의원 공약평가를 한 결과, 우수한 공약이행률로 공약대상을 수상했다"며 "300여 개 시민단체가 '꼭 당선시켜야 할 좋은 후보' 30명을 선정했는데 광주권에서는 유일하게 좋은 후보로 선정됐다"고 답했다.

    이어 "자질과 능력, 성실한 지역구 활동을 인정받은 셈"이라며 '신선한 생선'은 오히려 본인이라는 점을 내비쳤다.

    나아가 이병훈 후보의 소속 정당을 겨냥해 "더불어민주당은 집권능력을 상실하고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당으로 전락했다"며 "호남 소외·낙후에 대해 처방을 하지 못하고 호남에서 표만 가져간다"고 반격했다.

  • ▲ 광주 동남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후보. ⓒ뉴시스 사진DB
    ▲ 광주 동남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후보. ⓒ뉴시스 사진DB

    ◆이병훈 "박주선, 사법판단에서 무죄 받았지만 의아"

    후보자 공통질문에서 정책 위주로 진행되는 듯 했던 토론회는 이어진 후보자 주도 토론 순서에서 네거티브 공세가 폭풍처럼 몰아치는 구태 정치로 얼룩졌다.

    더민주 이병훈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에 계시다가 국민의당에 가시고, 좀 그렇지 않는가"라며 "박주선 후보는 탈당·분당 등 정치여정이 너무 왔다갔다 하는데 이것이 큰 정치인의 모습인가"라고 힐난했다.

    그러더니 답변할 시간을 주지 않고 바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다. 이병훈 후보는 자신도 예비후보로 등록·참여했던 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 당내 경선의 과열로 전직 동장이 사망했던 불행한 사건을 새삼 들춰냈다. 이병훈 후보는 "사법 판단에서 무죄라면 무죄지만 나는 정말 이 점이 의아스럽다"더니 "답변이 필요한 분들은 신문을 찾아보라"면서 또 다음 공세로 넘어가려 시도했다.

    그러자 국민의당 박주선 후보도 "이것은 질문도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발끈했다. 박주선 후보는 "4년 전에 이미 사법부에서 결정이 났고 검찰 수사에서 결론이 났다"며 "유가족이 내게 출마를 권유했고, 당사자를 포함한 모든 분들이 내게 부담을 줘서 오히려 미안하다고 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60년 정통 야당을 지금의 '문재인 사당(私黨)'으로 변질시킨 친노(親盧) 계파가 만들었던 최악의 경선 악법(惡法) 모바일선거인단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박주선 후보는 "모든 당원이 반대했던 모바일선거인단 제도의 결함 때문에 이렇게 됐던 것"이라며 "그 당시 이병훈 후보도 (불행한 일이 발생했던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또 "동장이 투신했는데 구조하려 한 사람이 옳은 사람인가, 와서 사진을 찍은 사람이 옳은 사람인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 ▲ 광주 동남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문충식 후보. ⓒ뉴시스 사진DB
    ▲ 광주 동남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문충식 후보. ⓒ뉴시스 사진DB

    ◆'스리쿠션 공격'에 문충식 "노 코멘트하겠다"

    "내 주도 시간" "알 권리인데 시간이 없다" "30초만 답변하라"며 토론이라기보다는 고압적인 태도로 일방적인 공세를 이어가던 이병훈 후보는 "동구청장을 계속 재·보궐선거 하고 있는데, 현역 의원이 박주선 후보"라며 "책임을 통감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주선 후보는 허탈한 듯 헛웃음을 지으며 "내가 구속시켰거나 범죄행위를 하라고 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한 뒤 "이병훈 후보가 구태정치를 선봉에서 실천하고 있는 토론이 아닌가 싶어 안타깝다"고 회의감을 토로했다.

    계속해서 박주선 후보가 마땅히 답변할 시간을 주지 않고 과거 일을 들추며 네거티브 공세를 전개하던 이병훈 후보는, 자신의 주도 시간 막판에 새누리당 문충식 후보를 상대로 질문하면서까지 '스리쿠션 공격'을 시도했다.

    '스리쿠션 공격'이란 A후보자가 B후보자에게 가장 선거전에서 유력한 C후보를 상대로 질문하면서 공격을 시도하는 것으로, C후보의 해명 기회 자체를 원천봉쇄하는 것을 가리킨다. 우리나라 선거 문화에서 토론회가 처음 도입되던 90년말~2000년대 초에나 유행했던 낡은 수법이 재등장한 것이다.

    이병훈 후보가 "큰 정치를 하려면 도덕성에 기초를 둬야 하지 않느냐"고 종용했지만, 새누리당 문충식 후보조차 이병훈 후보의 지나친 네거티브 공세에 당황한 듯 "두 분이 연관된 문제이기 때문에 노 코멘트하겠다"고 밝혀, '스리쿠션 공격'은 불발탄으로 끝났다.

    박주선 후보는 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안타까운 4년 전의 일을 과장해서 흑색선전을 하는 후보의 자질과 도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고, 이병훈 후보의 구태 정치를 더욱 돋보이게 한 이 토론이 정말로 아쉽다"며 "광주시민과 동남구 주민의 정치적 수준과 의식, 도덕성을 믿는다"고 밝혔다.

  • ▲ 4일 KBC광주방송과 광주KBS방송총국이 각각 보도한 광주 동남을 여론조사 결과. 이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한 기타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래픽=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4일 KBC광주방송과 광주KBS방송총국이 각각 보도한 광주 동남을 여론조사 결과. 이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한 기타 그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래픽=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김종인 국보위 전력에 이병훈 "당대표될지 몰라서 그랬을 것"

    한편 국민의당 박주선 후보는 광주와 호남 전체에서 큰 논란 거리가 되고 있는 더민주 김종인 대표의 국보위 참여 전력에 대해 더민주 이병훈 후보에게 질의했다.

    박주선 후보는 "김종인 대표는 전두환 군사폭압정치를 기획했던 국보위에 참여해, 광주학살과 김대중 대통령에게 사형을 선고했던 전두환정권의 앞잡이 역할을 했다"며 "대표의 정체성은 야당의 정체성"이라고 잘라말했다.

    아울러 "16대 총선에서는 국보위에 참여했던 모든 인사가 시민단체의 낙천·낙선 대상자로 분류됐던 적도 있다"며 "광주를 핵심 지지 기반으로 하는 야당의 대표로서 (김종인 대표가) 적합성이 있다고 보는가"라고 돌직구를 꽂았다.

    이병훈 후보는 "당대표한지 3개월도 안 된 양반으로, 당이 어려워지니 잠시 진두지휘하는 머슴에 불과하다"며 "위기이니 잠시 대타로 나온 것이고, 다음 대선 때 후보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두둔했다.

    결국 더민주 김종인 대표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일시 대타(代打)에 불과하며, 다음 대선 때 후보가 될 사람, 즉 당의 '숨은 대주주'이자 '흑막 속의 주인'인 문재인 전 대표와는 별개라고 토로한 것이다.

    박주선 후보는 "당대표는 선장인데, (김종인 대표는 더민주가) 비대위원장으로 모셔온 것"이라며 "잠시하는 대표이니 정체성이 없어도 상관이 없느냐"고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그러자 이병훈 후보는 "전력이 깨끗했으면 좋겠지만, 당대표가 될지는 몰라서 그랬을 것"이라며 "묘소에 가서 사과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이에 박주선 후보는 "한때 잘못했더라도 사과하면 된다는 식이라면 국회의원 후보 검증은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라며 "김종인 대표의 (야당 대표) 부적합성에 대해 언론에서 계속 나오고 있는데,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어느 하나도 김종인 대표의 과거 행적을 문제삼는 사람이 없고, 이병훈 후보도 언급이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