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악화되는 호남 민심 고민없이 대선 사전행보에만 몰두
  • ▲ 광주 북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후보가 5일 광주YMCA 앞에서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포기와 국민의당 천정배 대표의 정계은퇴를 촉구하는 삼보일배를 계속하던 중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 ⓒ광주=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광주 북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후보가 5일 광주YMCA 앞에서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포기와 국민의당 천정배 대표의 정계은퇴를 촉구하는 삼보일배를 계속하던 중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 ⓒ광주=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호남 민심을 배반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포기와 백의종군을 주장하며 삼보일배를 해온 정준호 후보(광주 북갑)가 이를 마친 뒤 쓰러져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긴급 후송됐다.

    더민주 정준호 후보는 지난 3일부터 2박 3일간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한 광주시민들의 노여움을 풀겠다며 망월동 5·18 국립묘역으로부터 광산동 5·18 민주광장까지 석고대죄하는 자세로 삼보일배해왔다.

    그 과정에서 2일차부터는 급격한 체력 저하가 발생, 당초 5일 오후 1시에 삼보일배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지만 예정보다 늦게 기자회견 장소인 문화전당(구 전남도청) 앞에 도착했다.

    문화전당 앞 광장에 도착한 정준호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많이 부족했고,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에게 수권 능력을 보여주지도 못했다"며 "문재인 전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광주시민의 노여움을 풀어드리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 ▲ 광주 북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후보가 5일 광주YMCA 앞에서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포기와 국민의당 천정배 대표의 정계은퇴를 촉구하는 삼보일배를 계속하고 있다. ⓒ광주=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광주 북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후보가 5일 광주YMCA 앞에서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포기와 국민의당 천정배 대표의 정계은퇴를 촉구하는 삼보일배를 계속하고 있다. ⓒ광주=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이어 "수권능력으로 국민에게 희망이 되고 정권교체로 보답해 광주시민들의 자존심을 반드시 되찾을 것"이라며 "당리당략과 계파의 기득권을 넘어서겠다"고 다짐했다.

    나아가 국민의당 천정배 대표를 향해서도 △천정배 대표가 발굴한 뉴DJ가 어떤 후보들인지 △열우당 시절 DJ의 치적을 부정하는 특검에 왜 침묵했는지 △정치지도자다운 일관성과 소신을 지키고 있는지를 공개 질의하며 "호남의 정치 복원과 광주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 정계 은퇴를 선언해달라"고 압박했다.

    힘겹게 기자회견문을 읽어내려가던 정준호 후보는 낭독을 마친 직후 완전히 탈진해 쓰러졌다. 이에 정준호 후보는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앰뷸런스에 옮겨실어졌으며,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긴급 후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보일배 행진의 목표 지점인 아시아문화전당 인근의 광주YMCA 앞에는 많은 광주시민들이 몰려 마지막 단계에 돌입한 정준호 후보를 격려했다. 시민들은 "정준호 파이팅" "준호야 힘내라" 등을 외치며 성원을 보냈다.

  • ▲ 광주 북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후보가 5일 광주 아시아문화전당(구 전남도청) 앞 민주광장에서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포기와 국민의당 천정배 대표의 정계은퇴를 촉구하며 삼보일배의 마지막 큰절을 하고 있다. ⓒ광주=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광주 북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후보가 5일 광주 아시아문화전당(구 전남도청) 앞 민주광장에서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포기와 국민의당 천정배 대표의 정계은퇴를 촉구하며 삼보일배의 마지막 큰절을 하고 있다. ⓒ광주=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치평동에 거주하는 광주시민 문모 씨는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 불출마하는 것이 맞다"며 "호남 사람들이 요구하는 것을 대표로 말해줘 속시원하지만서도 저렇게까지 (삼보일배를 힘들게) 하는 것을 보니 안쓰럽다"고 말했다.

    이날 삼보일배를 끝마친 정준호 후보가 기자회견을 하는 장소에는 더민주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이 나타났으나 광주시민들의 격렬한 항의를 받았다. 시민들은 홍창선 위원장을 상대로 "공천을 빨리 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청년 DJ'라 칭해진 정준호 후보이지만 공천이 너무 늦게 이뤄져 바로 공식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해야만 했다. 정치 신인이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에는 2주에 불과한 공식선거운동 기간은 너무 짧다. 이 때문에 정준호 후보는 출사표를 던진 광주 북갑에서 국민의당 김경진 후보를 상대로 악전고투하고 있는데, 시민들은 이 점을 딱하게 여겨 홍창선 위원장에게 항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기자회견을 마친 정준호 후보가 앰뷸런스에 옮겨실리자 문화전당 앞 기자회견장은 눈물 바다로 변했다. '문재인 대선 포기' '천정배 정계은퇴' 등의 피켓을 든 채 2박 3일 간의 삼보일배 행진을 함께 해온 자원봉사자들은 모두 흰 장갑으로 눈가의 눈물을 훔쳐냈으며, 기자회견장에 배석한 정준호 후보의 배우자와 모친은 울음을 터뜨리며 대성통곡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 ▲ 광주 북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후보가 5일 광주 아시아문화전당(구 전남도청) 앞 민주광장에서 삼보일배를 끝마치고 기자회견을 한 뒤 쓰러져 앰뷸런스에 의해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긴급후송되고 있다. ⓒ광주=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 광주 북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후보가 5일 광주 아시아문화전당(구 전남도청) 앞 민주광장에서 삼보일배를 끝마치고 기자회견을 한 뒤 쓰러져 앰뷸런스에 의해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긴급후송되고 있다. ⓒ광주=뉴데일리 정도원 기자

    이처럼 자신을 향한 광주시민들의 노여움을 풀겠다며 후보자가 삼보일배 투혼을 벌였는데도 정작 백의종군의 대상으로 지목된 문재인 전 대표는 태연자약해 호남 민심의 분노를 사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3일 정준호 후보가 자신의 "대선 불출마"를 요구하며 삼보일배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본인의 선거용 발언으로 이해한다"며 일축했다. 자신의 행보가 전국의 선거 판세를 어떻게 망치고 있는지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대선 준비를 이어가고 있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선거공학적 발상으로 상대의 진정성 있는 석고대죄를 오인해석한 것이다.

    이처럼 문재인 전 대표가 악화되는 호남 민심을 외면한 채 5일 전남 여수을 지원 유세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역주행을 계속함에 따라, 그가 호남 경계에 어떻게 한 발을 디뎌보더라도 오히려 거센 역풍만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일선에서 악전고투하는 후보자는 호남인들의 노여움을 풀겠다며 저렇게 한 몸을 던지고 있는데, 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을 망쳐버린 당사자가 태연하게 '선거용일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태도가 섬뜩하다"며 "문재인 전 대표의 반호남적 인식이 고쳐지지 않는 한 호남이 문재인 전 대표에게 마음을 열 가능성은 전무할 것"이라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