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문건 유출 핵심관계자…"국민의정부, 참여정부에서 정말 행복하게 일했다"
  • ▲ 더불어민주당 소속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17일 20대 총선에서 경기 남양주갑 출마를 선언했다. ⓒ뉴시스 DB
    ▲ 더불어민주당 소속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17일 20대 총선에서 경기 남양주갑 출마를 선언했다. ⓒ뉴시스 DB

    더불어민주당 소속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17일 20대 총선에서 경기 남양주갑 출마를 선언했다. 남양주갑은 최재성 의원의 지역구로 전통적인 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데 이날 조응천 전 비서관이 "험지"라고 평가한 것을 두고 지적이 제기된다.

    남양주갑 전략공천을 받은 조응천 전 비서관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더민주가 희망의 정치를 일구는 일이라면 무엇 하나 마다치 않고 앞장서겠다"며 "그 첫걸음이 바로 오늘 남양주갑 출마선언"이라고 밝혔다. 

    출마 지역구로 남양주갑을 선택한 이유로는 "최재성 의원과 여러 얘기 나누는 과정에서 남양주 사정이 어렵다더라"며 "우리 당 경기동부벨트가 위험하다, 흔들린다는 말 듣고 기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은 "제 가게가 마포에 있는데 쉽게 하려면 마포에 갔을 거다"며 "당을 위해 그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굳이 어려운 싸움을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남양주갑은 문재인 전 대표의 측근인 최재성(3선) 의원의 지역구로, 최재성 의원은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남양주을은 박기춘 의원의 지역구로 박기춘 의원은 금품수수 비리로 실형을 선고받아 탈당을 했으며 출마가 불가한 상태다. 

    다만 조응천 전 비서관이 야당의 텃밭이라 불리는 남양주를 험지라고 평가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나 경쟁력이 없어서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청와대 근무 경력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남양주갑은 최재성 의원이 8년간 터를 닦아온 지역구다. 조 전 비서관은 최재성 의원이 전폭적으로 도와준다고도 했다. "쉽게 하려면 마포에 갔을 거다"고 했지만 정청래 의원의 무소속 출마설도 나오고 있어 마포 당선을 막상 장담하기도 쉽지 않다. 

    조응천 전 비서관은 청와대 근무 경력에 대해선 "2000년 국민의정부 때도 청와대서 근무했었다"며 "박근혜 정부서 일을 하긴 했지만, 저는 나라가 바로가고 권력이 공정하게 운영되는 것을 주장하다 거기서 나온 사람"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민의정부, 참여정부에서 일할 땐 그런 조짐(권력의 불공정 운영)이 없었고, 정말 행복하게 일했다"며 당을 향한 어필도 잊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정윤회 문건 파동'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해당 사건은 현재도 법정 공방이 진행되고 있으며 한일 외교 문제까지 비화되기도 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아킬레스건을 쥐고 있는 셈이다. 

    조응천 전 비서관은 더민주로 옮긴 것을 두고 청와대 근무 시절 취득한 청와대 '핵심 정보'를 들고 야당으로 갔다는 지적이 나오자 "서류 같은 것은 들고 나온 게 아무것도 없다"며 "다만 머릿속에는 남아 있다"고 말해 논란을 부추기기도 했다. 

    이날도 국회의원 출마가 박근혜정부에 대한 복수냐는 질문에 "복수(가) 아니다"고 일축했지만 가능성은 여전히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