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선에는 ‘야자유’만…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 직전 인도네시아에서 선적
  • ▲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의 첫 제재 대상이 된 북한 화물선 '진텅호'. 실제 이름은 진등(Jinteng)호로 추정된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의 첫 제재 대상이 된 북한 화물선 '진텅호'. 실제 이름은 진등(Jinteng)호로 추정된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일 오전 10시 17분(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가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이 제재안에는 북한의 모든 선박에 대한 검문검색, 해외자산 동결 등의 조항이 들어 있다. 필리핀이 이 제재안을 처음 집행한 나라가 됐다.

    주요 외신들은 5일 AFP통신을 인용, “필리핀 정부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에 따라 북한의 6,830톤급 화물선 ‘진텅(Jinteng)호’를 몰수하고, 선원 21명을 전원 추방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마놀로 퀘존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이날 관영 라디오 방송에 나와 “지난 3일(현지시간)부터 필리핀 수빅 항에 머물고 있는 ‘진텅호’를 몰수했으며, 선원 21명은 모두 추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놀로 퀘존 대변인은 “전 세계가 북한의 핵개발 계획을 우려하고 있으며, 필리핀은 유엔 회원국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제재를 집행했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북한 ‘진텅호’가 수빅 항에 입항한 것은 필리핀의 美해군 기지와 가까운 곳이라는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는 찰스 호세 필리핀 외교부 대변인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AFP통신은 북한 ‘진텅호’가 지난 3일 오후 필리핀 마닐라 북동쪽에 있는 수빅항에 입항했으며, 필리핀 당국의 수색팀은 화물선에서 야자유(Palm Oil) 밖에 찾아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야자유는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를 채택하기 몇 시간 전에 인도네시아에서 선적한 화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필리핀 당국은 5일에는 전자파를 활용한 무기 탐지기까지 동원해 화물선 내부를 조사했으며, 유엔 조사팀 또한 파견돼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북한 ‘진텅호’ 승무원 21명은 필리핀 해양경비대의 수사에 매우 협조적이었다고 한다. 필리핀 관계자들이 화물선 내부를 조사할 때 아무런 저항도 없었고 안내도 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AFP통신과 필리핀 현지 언론의 보도를 접한 세계 주요 외신들은 “유엔 안보리의 새 대북제재 채택 이후 첫 북한의 선박 검문 및 해외자산 동결 조치”라며 관심을 쏟고 있다.

    미국, 호주 언론들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가 ‘진텅호’를 비롯한 북한의 ‘원양해운관리회사(OMM)’ 소속 선박 31척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설명하며, 향후 해상 대북제재 활동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