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회의서 "선거 안하는 한 있더라도 이한구案 못받아" 설전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20대 공천 룰을 놓고 갈등을 빚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 공직자후보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 위원장이 17일 정면충돌했다.

    이 위원장이 현역 의원 컷오프, 우선추천지역 확대 등을 골자로 한 공천 룰을 공개하자 김 대표가 "그 누구도 국민공천제를 흔들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강한 불쾌감을 표출하면서다.

    여기에다 친박(親朴·친박근혜)계 지도부가 이번 공천 룰 다툼에 가세하면서 여당의 '공천 전쟁'은 이제 전면전 양상으로 흘러갈 조짐이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가 비공개로 회의가 전환되자 이한구 위원장을 겨냥해 "선거를 안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한구 결정대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한구 위원장이 전날 밝힌 "모든 광역시-도에서 각각 1~3곳을 우선추천 지역으로 정하겠다"는 방침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특히 김 대표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책상을 간간히 내리치며 10분여 넘게 격정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한구 공관위원장의 '우선추천지역 선정 방침'을 거론하며, "이 위원장이 공관위원들과 합의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며 "(월권행위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그는 나아가 "시정하든지 공관위를 해체하든지하라"며 이 위원장의 사퇴를 사실상 요구했다. 또 "선거에 지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수용 안된다", "선거를 망치는 한이 있더라도 국민공천제를 무너뜨리는 것은 용납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이 위원장과 친박계의 주장을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파간 전면전도 예상된다. 이날 친박 핵심인 김재원 의원은 "이한구 위원장이 말씀하신 것은 모두 당헌 당규의 절차에 명시돼 있는 내용을 말씀하신 것"이라며 이 위원장을 비판한 김무성 대표를 직격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도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위원장과 김 대표가 여러 가지 공천과 관련돼 입장차이가 있고 논란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새로 만들어진 공천 룰, 당헌 당규에 따라서 하면 된다"고 김 대표를 비판했다.

    반면 비박(非朴)계 맏형격인 이재오 의원은 "정파가 있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지금은 어디에 가서 축사하는 것이 계파 갈등으로 비칠 수 있는 사람들은 (그곳에) 안 가야 한다"며 이른바 '진박' 후보 지원에 나선 친박 핵심 최경환 의원을 저격했다.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위원장의 정면충돌을 기점으로 친박과 비박의 혈투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특히 공관위가 확정한 공천 룰은 최고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는 점에서, 공천 룰을 둘러싼 갈등은 조만간 당 전체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와 이 위원장의 또 한번의 격돌은 물론 당내 친박계와 비박계의 전면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