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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소속 강용석 전 의원이 새누리당 후보 자격으로 서울 용산 출마를 준비중이다. 그는 3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을 위해 젊음을 바치겠다"고 선언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강용석 전 의원이 오는 4.13 총선에서 "서울 용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진상'과 '독설' 컨셉으로 중무장한 강용석 의원이 이번 총선을 통해 정치권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
강 전 의원은 31일 오후 2시 국회 정론관에서 "용산이 명실상부한 서울의 중심으로 한 차원 도약할 수 있도록, 집집마다 살림 지수가 올라갈 수 있도록 제 젊음을 쏟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이 순간 또 한 번 스스로 묻는다"면서 "정치를 시작할 때의 첫 마음은 저의 열정과 행동으로 세상을 이롭게 해야 한다는 소명이었다"고 밝혔다.
강 전 의원은 최근 유행하는 '흙수저'의 표본이다. 어려서 무척 가난했던 그는 현실을 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법조인과 정치인의 꿈을 어렵사리 이뤘다.
강 전 의원은 "때로는 저의 진심과 저의가 엉뚱하게 변이되어 공격을 받기도 했다"며 "사고뭉치로 언론에 오르내리며 오해와 절망을 감내해야 하는 시간이 몇 곱절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무리수를 두어 정면 돌파를 택할지언정 포기나 우회를 선택지에 올리지는 않았다"며 "돌아보면 인간적으로 단단해지고 제가 가야 할 길이 점점 명확해지는 과정이었다"고 술회했다.
이어 "최근 몇 년, 변호사와 방송인, 칼럼니스트, 강연자 등 다양한 직업을 경험하면서 여의도 정치를 떠나 있었지만 한 시도 정치를 잊지 않았다"며 "다음 세대에 더욱 살만한 세상, 정의로운 세상을 물려주는 것은 정치가 풀어야 할 과업"이라고 규정했다.
무소속인 그는 기자회견 마지막에 "그 길에 새누리당과 함께, 국민 여러분과 함께 앞장서겠다"면서 새누리당 입당을 기정사실로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강 의원은 이에 대해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만나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무소속으로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을 향해서도 날 선 비판을 날렸다. 앞서 김용태 의원은 강용석 전 의원의 복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새누리당의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김용태 의원은 "새누리당 당원 규정 제5조 3항 (제명·탈당자의 재입당) 규정에 따라 서울시당은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 것"이라며 "강 전 의원의 입당이 우리 당에 해가 된다는 의견이 모일 경우,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단호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강용석 의원은 김용태 의원을 겨냥해 "어쨌든 최고위원회에서 결정 날 것"이라며 "김 의원은 지난 3년간 라디오에서 지금의 새누리당 간판은 득이 아니라 실이라고 하는데,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본인이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이유도 없고 출마할 이유도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용태 의원과의 마찰을 떠나서, 강용석 전 의원의 이번 기자회견은 정치권에서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강 전 의원은 처음에는 새누리당 당사 건물에서 출마 선언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거절당하자 그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감행했다.
하지만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서는 현직 국회의원이 예약을 해주어야만 한다. 이번에 강용석 의원의 기자회견을 예약해준 사람은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이다. 그러나 문정림 의원은 19대 초선 비례대표 의원이다.
게다가 문 의원은 19대에 들어오기 전에는 자유선진당과 선진통일당의 대변인을 맡았다. 18대에 국회의원을 지낸 강용석 의원과는 이렇다 할 인연이 없는 셈이다.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거절당한 강 전 의원이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한다는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도운 셈이다.
또 강 전 의원은 취재진과 만나 "당내 인사와 논의한 것은 여기서 밝힐 사항이 아니다"라면서도 "내일 새누리당 최고위원에서 결정하는 것을 말씀드리면 되는 거 아니냐"고 되묻기도 했다. 당내에서 자신에 대해 우호적으로 평가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그의 '진상'과 '독설' 콘셉트가 이번에도 먹힐 수 있을까.
일각에서는 조경태 의원 등 비슷한 콘셉트를 잡은 의원들이 늘어났다고 지적하지만, 새누리당이 지난 18대 국회 등과 비교했을 때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적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때문에 새누리당에서 그의 입당에 대해 마냥 부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당이 최근 전희경 전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을 영입하는 등,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는 사람도 분명히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것 같다"며 강 의원의 새누리당 복당설에 대해 평가했다.
한편, 다음날인 2월 1일 새누리당 서울시당은 강용석 전 의원의 복당 신청에 대해 입당 불허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새누리당 서울시당은 당원 규정 제7조 심사기준 중 4항인 '과거의 행적으로 행적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지 아니하는 자'에 강 전 의원이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서울특별시당위원장인 김용태 의원은 "당헌당규에 나와있는 심사기준을 적용해본 결과 강 전 의원의 복당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불허결정을 내렸다"면서 "강 전 의원께서 서울시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하면 중앙당에 제소하면 된다. 그럼 당헌당규에 명시된 절차에 따라서 재심절차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