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민주 새 사령탑 앉아 보니…
  •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이 25일 제1차 선대위 회의에서 "선대위가 친노중심으로 구성됐다는 비판에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이 25일 제1차 선대위 회의에서 "선대위가 친노중심으로 구성됐다는 비판에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이 "(선대위원에) 12명의 친노를 넣었다는 비판에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말해 주목된다.

    더민주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25일 선대위 1차 회의에서 "저 나름대로 들어와서 어떤 사람이 친노인가 아닌가 냉정하게 생각해봤지만, 어차피 (친노로만 구성됐다는) 소리는 들을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앞서 지난 17일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친노 패권주의를 수습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으면 여기에 오지도 않았다"면서 친노를 배제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그는 선대위원장에 임명되자마자 말을 바꿨다. 선대위원 중 대다수를 친노 인사들로 구성했다.

    김 선대위원장은 "지난 22일 발표한 선대위원은 21일 밤 제가 혼자 결심해서 발표한 것"이라며 "선대위의 기본 목표는 이번 4월 13일 시행되는 20대 총선에서 우리가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느냐"라고 설명했다.

    20대 총선에 승리하기 위해 직접 선수단을 친노로 구성했다는 뜻이다.

    이 자리에서 임명된 선대위원들은 저마다 자기반성의 메시지보다는 경제민주화와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다만 비노계로 분류되는 정장선 의원만이 "당내 계파싸움에 몰두하는 한심한 모습을 보였다. 이젠 친노와 비노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기반성은 다시 당 일각의 목소리가 됐다.

    더불어민주당의 이같은 모습은 지난 4.29 재보궐 선거 패배 이후 생긴 혁신위원회를 떠오르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혁신위원회 역시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취임하면서 친노 일색으로 꾸려져 비판의 대상이 됐다.

    결국, 친노패권주의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호남 민심은 계속 멀어졌고, 탈당도 잇따라 일어났다. 특히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국민의당은 지지율에서 더민주를 앞지르기도 했다.

    같은 날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선택한 천정배 의원은 "저는 그동안 야권의 주도세력이 교체돼야 국민에게 정권교체를 통해 희망을 드릴 수 있다는 신념을 피력해왔다"면서 "최근 상황을 보면 더민주의 패권주의 해체 가능성은 없다고 봤다"고 지적했다.

    결국, 국민회의가 국민의당을 선택한 이유도 친노 패권주의 청산인 셈이다. 박주선 의원이 이끄는 통합 신당 역시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더민주를 제외하고 모두가 통합하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의 선택으로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면 또 모르겠으되, 친노가 뛰어든 여러 차례의 선거에서 이긴 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다.

    사정이 이런데도 김종인 선대위원장이 "반응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발언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혁신안이 없어서 더불어민주당에 혁신위원회가 생긴 게 아니지 않으냐"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