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호·김용남 라디오서 격돌, 미리 예비후보 낼 상황 못되는 신당 형편 때문에
  • ▲ 국민의당 문병호 창당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은
    ▲ 국민의당 문병호 창당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은 "선거를 준비할 기회가 불평등하게 돌아가고 있다"면서 총선연기론을 주장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여야의 첨예한 대립 속에 선거구 획정이 계속 지연되는 가운데, '총선연기론'을 두고 국민의당 문병호 의원과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이 라디오에서 충돌했다.

    문 의원과 김 의원은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 쇼〉에 출연해 총선연기론에 대한 팽팽한 공방을 벌였다.

    가칭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문병호 의원이 먼저 "국가를 운영할 선장들을 뽑는 선거인데, 기회가 불평등하게 돌아가고 있다"면서 "총선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선거구 획정이 안되기 때문에 현역들은 이름도 알려졌고 활동 공간이 넓지만, 신인의 경우에는 선거구 획정이 된 데 가서 선거운동을 해야 하므로 어디에서 선거운동할지를 모르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신인들이) 사실상은 선거운동을 하고는 있지만, 법적으로는 선거구가 없어져서 선거운동을 할 수 없게 돼 있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총선을 한 달 정도 연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선거 시기와 국회의원 취임 시기의 간극을 줄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총선은 4월에 이뤄지지만 당선된 후보가 국회의원으로서의 활동을 준비할 수 있도록 실제 국회의원에 취임하는 시기는 45일 후인 5월 말로 정해져 있다.

    그는 추가 대응에 대해서는 "원칙론을 말하는 것뿐"이라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선거실시에 응할 수밖에 없지만, 불합리한 상황이라는 것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은 총선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은 "대단히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못 박았다.

    김 의원은 "세계 모든 나라가 어느 당이 다수당이 될지를 다 지켜보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선거 중 하나인 총선이 연기되면 대한민국의 신인도에 큰 문제가 생긴다"면서 "경제적으로 가장 나쁜 게 불확실성이다. 불확실성이 연장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인 것은 틀림없지만, 예전의 총선에서도 보면 통상 두 달 남겨진 시점에서 선거구 획정이 됐다"면서 "이번에만 아주 특이하게 문제 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예비후보들이 불리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제까지가 법률적으로 현역 의원들이 의정 보고회나 의정 보고서를 돌릴 수 있는 법정 시한이어서 오늘부터는 현역 의원들도 상황이 비슷하다"고 해명했다.

  • ▲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은 대외신인도에 큰 문제가 생긴다면서 경제적으로도 손해라는 점을 들어 총선연기론을 반대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김용남 의원은 대외신인도에 큰 문제가 생긴다면서 경제적으로도 손해라는 점을 들어 총선연기론을 반대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실제로 정치신인들에 대해 예비후보들이 선거운동을 제한받는 부분은 많지 않다. 선관위가 예비후보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단속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정치신인이 대단히 불리하다는 주장은 과장됐다고 일축했다.

    이처럼 국민의당과 새누리당이 총선연기론을 두고 공방을 벌이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국민의당이 총선을 치르기 위한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풀이를 내놓고 있다.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당과 조직이 갖춰져야 하지만, 국민의당은 2월 2일 창당대회를 연다. 창당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는 국민의당은 아직 후보를 확정해 공천을 완료할 단계가 아니다.

    당과 조직이 갖춰진 기존 정당의 경우 이미 여러 예비후보가 지역구를 돌고 있는 상황에 비하면 현저히 뒤처지는 셈이다. 당과 조직을 갖춘 기성정당들에 비해서 시간적 여유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당이 신당의 특성상 총선에 뛰어드는 정치 신인의 비율 또한 기존정당에 비해 높을 전망이다. 총선이 연기될수록 신당에 유리한 구도가 형성된다는 의미다.

    치열한 경선이 예상되는 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선거 날짜를 약속해놓고 우리 사정으로 늘리면 정치인들이야 참고 선거운동 한다지만 국민에게는 무슨 헤프닝이겠냐"라면서 "총선이 무슨 동네잔치도 아니고…"라고 말끝으로 흐렸다.

    새누리당 이장우 대변인도 "선거구 획정에 1차적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이 남 탓을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