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 획정조차 스스로 못해놓고도…"黨·靑은 수레바퀴, 수평수직 맞지 않아"
  • ▲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신년기자회견에서
    ▲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신년기자회견에서 "20대 국회는 19대 국회보다 나아야 한다"면서 "당청관계는 수레바퀴와 같다"고 말했다. 사진은 박 대통령이 지난 해 10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하는 사진.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쓴 국회를 또 다시 질타했다.

    1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다.

    이미 여러 차례 국회를 향해 날 선 비판을 날렸던 박 대통령이 큰 부담감을 무릅쓰고 작심 비판을 이어간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기자로부터 '진실한 사람', '배신의 정치 심판론', '바람직한 당·청 관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진실한 사람'에 대해 "국민을 생각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지 그 외에 다른 뜻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적어도 20대 국회는 19대 국회보다는 나아야 한다고 본다"면서 "20대 국회는 오로지 국민을 보고 국가를 위해 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나라 발전을 뒷받침해주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몇 년째 쟁점 법안을 합의하지 못하는 것도 모자라 선거구 획정조차 하지 못하는 국회를 향해 다시 한 번 회초리를 집어 든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 당·청 관계에 대해서는 "당이 정부를 뒷받침하면 수직적이라 비판하고, 당이 정부를 비판하면 쓴소리이니 수평관계라고 하는 데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전제했다.

    이어 "당·청은 국정 목표를 공유하는 만큼 대통령은 당의 정책이 국정에 반영되도록 힘쓰고, 당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아울러 "다양한 경로로 당의 생각을 듣고 있다. 당과 청은 두 개의 수레바퀴"라면서 "결과에 대한 책임은 당과 청이 공동으로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이 정부를 비판해야 수평관계라고 보는 일방적인 시각보다는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서 함께 움직이고 책임져야 한다는 기존 태도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반응은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것이지만, 국회선진화법에 가로막히면서 좀처럼 야당의 반대를 뚫고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도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정운영의 책임을 진 대통령으로서 남 탓을 이제 그만해야 한다"며 박대통령을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