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모든 지역구에서 누구나 다 경선"… 野 현역 의원 이탈 가속화할 듯
  • ▲ 김희철 전 의원이 23일 의원회관에서 안철수 의원과 만나 손을 맞잡고 있다. 김희철 전 의원은 이날 안철수 의원과의 회동 결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권리당원 2000여 명과 함께 안철수 신당에 몸을 담기로 결정했다. ⓒ김희철 전 의원실 제공
    ▲ 김희철 전 의원이 23일 의원회관에서 안철수 의원과 만나 손을 맞잡고 있다. 김희철 전 의원은 이날 안철수 의원과의 회동 결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권리당원 2000여 명과 함께 안철수 신당에 몸을 담기로 결정했다. ⓒ김희철 전 의원실 제공


    민선 2~3기 관악구청장과 18대 서울관악을 국회의원을 지낸 김희철 전 의원이 권리당원 2000여 명과 함께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다.

    서울이 지역구인 김희철 전 의원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안철수 신당'에 합류하기로 함에 따라, 향후 서울·수도권에서의 '엑소더스'가 현실화되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희철 전 의원은 2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30여 분간 안철수 의원과 의원회관에서 회동한 사실을 밝히며 "권리당원 2000여 명과 함께 새정치연합을 탈당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이날 안철수 의원과 김희철 전 의원 간의 회동은 안철수 의원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의원이 지난해 초 신당 창당을 추진할 때와는 달라진 자세로 호남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내년 4·13 총선에 출마할 인재를 모으고 있다는 의미라 주목된다.

    김희철 전 의원은 이날 안철수 의원과의 회동에서 향후 '안철수 신당'의 후보자 공천 원칙에 관한 언급도 있었다고 전했다.

    김희철 전 의원은 "안철수 대표가 '경선을 하겠다'고 밝혔다"며 "'모든 지역구에서 누구나 다 경선을 하는 것을 신당의 원칙으로 하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김희철 전 의원은 이에 대해 "그것은 나도 바라는 바"라며 "공정하고 깨끗한 경선만 보장된다면 결과에 대해서 전혀 이의를 가지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서울관악을에서는 안철수 의원 측 인사로 알려진 박왕규 '더불어사는행복한관악' 이사장이 지난 20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갖고 이미 내년 4·13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이 '교통 정리'에 관한 원칙을 밝힌 것은 처음이라 시선을 끈다.

    '모든 지역구에서 누구나 다 공정하고 깨끗한 경선을 하는 것'이 '안철수 신당'의 공천 원칙이 된다면, 기존 새정치연합에서 비주류를 겨냥한 컷오프·전략공천·단수공천 등과 의혹으로 얼룩진 부정 경선의 희생양이 돼 왔던 많은 야권 인사들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희철 전 의원 본인도 2012년 치러진 19대 총선에서 친노 지도부의 원칙 없는 '야권 연대'와 부정 경선의 희생양이 됐던 적이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친노 한명숙 지도부는 서울관악을을 '야권 연대' 대상 지역으로 지정하고, 김희철 전 의원으로 하여금 이정희 구(舊) 통진당 전 대표와 여론조사 경선을 하도록 지시했다. 이 경선에서 이정희 전 대표는 응답자의 연령대를 속이는 방식으로 여론조사 조작을 감행해 물의를 빚었다.

  • ▲ 김희철 전 의원이 23일 의원회관에서 안철수 의원과 회동하고 있다. 김희철 전 의원은 이날 안철수 의원과의 회동 결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권리당원 2000여 명과 함께 안철수 신당에 몸을 담기로 결정했다. ⓒ김희철 전 의원실 제공
    ▲ 김희철 전 의원이 23일 의원회관에서 안철수 의원과 회동하고 있다. 김희철 전 의원은 이날 안철수 의원과의 회동 결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권리당원 2000여 명과 함께 안철수 신당에 몸을 담기로 결정했다. ⓒ김희철 전 의원실 제공


    이후 여론조사 조작이 밝혀졌는데도, 한명숙 지도부는 이 지역구의 공천을 김희철 전 의원이 아닌 구 통진당의 이상규 후보에게 양보했다. 김희철 전 의원은 이에 불복해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한명숙 전 대표가 서울관악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이상규 후보의 지원 유세를 하고, 김희철 전 의원을 겨냥해서는 "당선되더라도 절대로 복당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바람에 간발의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올해 치러진 4·29 서울관악을 보궐선거에서도 의혹이 있다. 김희철 전 의원은 문재인 대표와 청와대에서 함께 일했던 친노 정태호 후보와 경선을 치렀으나, 권리당원 현장투표에서 이기고서도 동일 시간대에 동일 지역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의 지지도 격차가 ±15%p나 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경선 결과가 뒤집혀 분루를 삼키기도 했다.

    이처럼 새정치연합 친노 계파의 전횡에 손 한 번 못 써보고 당해왔던 김희철 전 의원은 지난날을 회상하며 "(탈당을 결심하니) 마음이 정말 너무나 가벼워진다"고 말했다.

    이날 안철수 의원과 김희철 전 의원 간의 회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의원은 서울대학교 평의원회 활동을 김희철 전 의원과 함께 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정담을 나눴으며, 김희철 전 의원이 민선 2~3기 관악구청장을 지내던 시절을 가리켜 "일을 굉장히 잘했다"고 추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철 전 의원은 "안철수 대표가 몇 번이나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씀해주셔서 굉장히 기분 좋은 만남 끝에 헤어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희철 전 의원은 이날 안철수 의원과 만나 탈당을 결정하기에 앞서 김한길 전 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도 연쇄적으로 만남을 갖고 탈당 사실을 알렸다.

    김희철 전 의원은 "어제(22일) 오후 김한길 대표와 박지원 대표를 만났다"며 "'탈당할 생각인데, 내일 안철수 대표와 만나서 확정짓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한길 전 대표는 "큰 결단"이라고 격려했으며, 박지원 전 대표는 "두 번이나 너무나도 억울하게 친노에게 당했으니 김희철 의원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을 것 아니냐"며 "안철수 대표에게 가는 것도 당연하다"고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희철 전 의원은 향후 '안철수 신당'에 몸담으면서 야권의 전면적 교체의 일익을 담당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희철 전 의원은 "새정치연합은 친노의 비민주적인 당 운영 때문에 국민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해 있다"며 "내년 4·13 총선에서 국민들의 큰 회초리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이 끝나면 제1야당은 '안철수 신당'으로 바뀔 것"이라며 "내가 앞장서서 신당이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안철수 대표께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