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선 만큼 유권자 위해 노선·인물 선명히"… 선명성 없는 비주류 대거 공천 탈락
  • ▲ 조국 전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조국 전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당직 인선이 극좌·급진 색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밤의 당대표'라 불리는 조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안철수 의원의 탈당 이후 "안철수는 중도의 길로 가고, 문재인은 진보의 길로 가라"고 훈수한대로다.

    조국 교수는 같은 글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도 입장을 분명히 하길 바란다"며 "갈라선 만큼 유권자를 위해 노선과 인물을 선명히 해달라"고 당부했었다. 이에 따라, 조국 교수가 새정치연합 혁신위원을 맡기 직전에 밝힌 '호남 현역 의원 40% 교체' 등도 되살아나는 게 아닌가 주목된다. 비노(非盧)·호남 '학살'을 예고한 당직 인선이라는 것이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18일 정책위의장에 이목희 의원을 임명했다.

    이목희 의원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이후 섬유노조 등에 가입해 활동한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수 차례에 걸쳐 수배와 옥살이를 거듭했다.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출신으로 고 김근태계로 분류되지만, 노무현 대통령 후보 특보를 거쳐 2004년 '탄핵 광풍' 때 이른바 '탄돌이'로 금배지를 단 만큼 범친노(汎親盧)·주류로도 분류된다.

    정책위의장은 최재천 의원이 지난 10일 "당의 분열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고, 대표성과 책임성은 비례한다"며 "명료한 책임의식을 갖고 (문재인 대표의) 정치적 결단에 대한 강력한 재촉의 의미로 정책위의장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이후 공석으로 비어 있었다. 문재인 대표는 이에 대해 정치적 결단을 내리는 대신 당의 '좌클릭' 성향을 강화하는 것으로 답한 것이다.

    이러한 극좌·급진 성향의 당직 인선은 기왕 안철수 의원도 탈당한 이상 '유능한 경제·안보정당' 따위의 '중도 코스프레'를 중단하고, 문재인 대표가 본래 내심 갖고 있었던 색채를 뚜렷이 드러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될 수 있다. 조국 교수가 훈수한대로 "진보의 길"을 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공천 과정에서도 조국 교수의 '훈수'가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관측이 정치권 일각에서 고개를 든다.

    조국 교수는 최근 새정치연합 내의 비노·호남 등 비주류 의원들을 향해 포문을 열고 맹렬히 공세를 가해왔다. 지난 14일에는 비주류 의원 모임인 '구당모임'을 향해 "안철수 의원 등 자신들의 '사실상의 수장'이 (새정치연합을) 희망이 없는 정당으로 규정하고 탈당했으면 즉각 같이 탈당해야 하지 않나"며 "사태가 이쯤 됐으면 쿨하게 각자의 길을 갔으면 좋겠다"고, 탈당을 종용했었다.

    이어 이튿날인 15일에도 "안철수 (의원)보다 그를 따라나가지 않는 의원들의 모습이 싫다"며 "자기 길을 뚜벅뚜벅 가자"고 재차 '결별'을 촉구했다.

    향후 공천심사 과정에서 비노·호남 의원들의 지역구가 대거 전략공천 대상 지역으로 전락하거나, 선출직공직자평가위를 통해 '당의 정체성'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하위 20%로 분류해 솎아내는 등 대거 '공천 학살'이 뒤따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조국 교수는 지난 5월에도 "현역 교체 비율이 전국적으로 45% 정도를 유지했는데 호남의 경우에는 25%에 머물렀다"며 "특히 호남 같은 경우에 있어서는 전국의 현역 교체 비율에 부합하는 40% 정도는 적어도 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야권 관계자는 "이목희 의원의 정책위의장 인선은 총선을 앞두고 포지셔닝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 당을 '좌클릭'하겠다는 뜻인데, 그러면은 기존의 비노·호남 의원들을 후보로 내세우는 게 어울리겠느냐"고 반문하며 "지금 호남에는 강기정·김성주 의원 같은 친노 현역 의원도 있기 때문에, 50% 물갈이를 한다고 보면 결국 비노만 싹 쳐낼 것이라고 보면 된다. 공천 학살의 신호탄"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