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빨리 나가지 뭣하러 이러고 있었느냐" 전남 "함께 대열에 동참하겠다"
  • ▲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문병호·유성엽 의원(사진 왼쪽부터)이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문병호·유성엽 의원(사진 왼쪽부터)이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철의 삼총사'를 자처한 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체제의 무책임·무기력·무대책을 강력히 비판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각자 지역구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돌아온 이들 의원이 실제로 탈당을 결행함에 따라, 민심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보다 분명해졌다는 지적이다. 13일 안철수 의원의 탈당에 이어 후속 탈당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새정치연합을 대체할 원내교섭단체 구성도 시간의 문제만 남았다는 관측이다.

    이들은 제3지대에서 행동을 통일한 채 각개약진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야권 신당 창당 작업을 단일한 흐름으로 묶기 위한 압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신당 추진 세력 간에 난항을 겪고 있던 통합 작업이 급속도로 탄력을 받게 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은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탈당 성명에서 제1야당의 기득권 세력으로 전락한, 문재인 대표를 정점으로 하는 친노패권주의 세력의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은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거듭되는 선거 참패에도 불구하고 반성도, 책임도, 대책도 없다"며 "자기만 옳다는 아집과 계파패권에 눈이 어두워 승리의 길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뺄셈이 아니라 덧셈의 정치를 해야 한다는 충언은 무시됐고, 낡은 진보를 극복해야 이길 수 있다는 고언은 대답 없는 메아리가 됐다"며 "기존 야권의 낡은 운동권 정치와 단호히 결별해 민생정책으로 새누리당과 경쟁해서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끝까지 당에 남아 친노패권주의 기득권 세력과 싸워 문재인 대표를 몰아내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당원과 국민 앞에서 사죄의 뜻을 표했다.

    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은 "당내 기득권 세력과 현실 안주 세력의 벽을 극복하기에는 힘이 부족했다"고 탈당이라는 선택을 하게 된 것에 대해 고개를 깊이 숙였다.

  • ▲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황주홍·문병호 의원(사진 왼쪽부터)이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한 뒤, 당내 친노패권주의·기득권 세력과 싸워 몰아내기에는 힘이 부족해 탈당할 수밖에 없게 된 점에 대해 당원과 국민들에게 깊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황주홍·문병호 의원(사진 왼쪽부터)이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한 뒤, 당내 친노패권주의·기득권 세력과 싸워 몰아내기에는 힘이 부족해 탈당할 수밖에 없게 된 점에 대해 당원과 국민들에게 깊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그러면서도 "정치인은 죽을 때 죽더라도 끝까지 희망과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사즉생(死卽生), 즉 죽고자 해야 비로소 살 수 있다는 각오로 희망과 대안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당초 이들의 탈당 기자회견은 15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각자 지역구 의견 수렴 등을 이유로 시간을 미뤄 이날에야 탈당이 이뤄지게 됐다. 지역구 의견 수렴 과정에서 호남을 지역구로 하고 있는 유성엽(전북 정읍)·황주홍(전남 장흥·강진·영암) 의원은 지역구민과 당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으나, 문병호(인천 부평갑) 의원에게는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성엽 의원은 취재진과 문답에서 "정읍에서 핵심당원과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는데, 대부분의 시민들이 '빨리 (당을) 나가지 뭣하러 이러고 있었느냐'며 새로운 정치질서 구축을 간절히 바라고 있더라"고 전했다.

    황주홍 의원도 "엊그제 장흥·강진·영암과 전남도당에서 수백 명씩이 모였는데 절대다수가 박수치고 잘될 것이라고 했다"며 "'우리도 함께 (탈당) 대열에 동참하겠다'는 다짐과 격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문병호 의원은 "(지역구가) 수도권이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면서도 "걱정하는 핵심당원들에게 '내년에 내가 배지를 달고 정권교체를 못하는 길과, 배지를 못 달고 정권교체를 하는 길이 있다면 후자를 택하겠다'고 하니 핵심당원들이 모두 뜨거운 박수를 쳤다"고 설명했다.

    이날 탈당을 결행한 이들은 당분간 이른바 '안철수 신당'이나 박주선 의원의 통합신당,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 등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고 제3지대에서 야권 통합 노력을 기울일 뜻을 밝혔다.

    일부 언론에서 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 사이에서도 '안철수 신당' 합류 여부를 놓고 의견의 차이가 있다는 듯한 보도가 있었으나, 이를 일축하며 행동 통일을 다짐한 것이다.

    유성엽 의원은 "호남 민심은 문재인 체제가 무책임·무기력·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게 공통의 인식"이라면서도 "문제는 신당이 충분히 잘 묶어지고 정리돼 국민의 뜻에 부응해야 하기 때문에, 국민과 호남 민심을 반영할 신당의 모습을 만들어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 ▲ 새정치민주연합 문병호·황주홍·유성엽 의원(사진 왼쪽부터)이 17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연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황주홍 의원 뒷줄은 지난 9월 22일 선도 탈당했던 박주선 의원이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병호·황주홍·유성엽 의원(사진 왼쪽부터)이 17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연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황주홍 의원 뒷줄은 지난 9월 22일 선도 탈당했던 박주선 의원이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황주홍 의원도 "이미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안철수·박주선·박준영·김민석·정동영·천정배 등이 있는데, 신당이 단일대오를 건설할 수 있도록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앞으로 (세 명의 의원이) 당을 독립적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신당을 단일대오로 만들 것"이라고 천명했다.

    황주홍 의원이 설명한대로 신당 추진 세력들은 현재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고 저마다 통합된 야권 신당 건설을 역설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신당 추진 세력들 간의 연대를 위한 논의 테이블조차 구성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야권 일각에서는 신당 추진 세력 중 일부가 다른 일부의 정체성이나 가치·비전을 흠잡고 있는다는 둥 흉흉한 소문까지 떠돌고 있는 형편이다.

    황주홍 의원도 이를 의식한 듯 "아마 (신당을 하나로 통합하는) 이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을 수는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확실한 대의명분과 지지자들의 뜨거운 요청이 있어 종국적으로는 단일대오 구축에 성공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낙관했다.

    안철수 의원이 지난 13일 탈당할 때와는 달리, 최근에는 과연 후속 탈당의 규모가 분당 국면이라고 할 정도에 이를 것인지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견해가 늘어났다. 그러나 이날 탈당한 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은 우려를 일축하며,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빠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다음 주중에 현역 국회의원의 후속 탈당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앞서 '1호 탈당'을 했던 박주선 의원은 지난 8일 통합신당 추진위원회의 도중 취재진과 문답 과정에서 "다음 주에는 2호 탈당 등 가시적인 행동 분출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그 예고대로 13일에 안철수 의원의 '2호 탈당'에 이어 이날 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의 탈당이 있었다.

    이날 탈당한 의원들의 '후속 탈당' 예고가 맞아들어갈지가 향후 분당 규모를 측정할 정국의 중대 분수령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병호 의원은 "교섭단체가 국민에게 희망과 안정감을 주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교섭단체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지만, 의원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고 거기에 얽매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을 이어나가다가, 문득 교섭단체 구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으로 비쳐질 것을 우려한 듯 "그러나 반드시 교섭단체는 된다, 내기해도 좋다"고 말을 끝맺었다.

    황주홍 의원도 "주말까지 기다려보면 추가 탈당이 나와, 연말 전후해서는 20명으로 교섭단체 구성이 무난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주말, 또는 다음 주에 몇 분이 추가로 당 떠나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