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눈초리 속 여야 이견 여전… 입법 성사될지 두고볼 일
  • ▲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3일 그동안 부정적 입장을 유지했던 테러방지법 처리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테러방지법 처리를 압박했던 여당은 물론 야당도 반기는 기색보다는 어리둥절한 반응이 앞선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어제 5시간에 걸친 의원총회는 청문회처럼 느껴졌다"며 "원내대표라는 막중한 소임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질책도 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원내대표는 "대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에 대해서는 한 말씀 올리겠다"며 "정부여당과 대테러방지법을 합의처리 한다고 하는 것은 이미 예고된 것"이라고 했다. 야당이 대테러방지법을 합의처리하는 것이 당의 정체성을 해치지 않는다고도 했다.

    여야 원내대표 협상을 통해 정기국회 내에 여야가 합의 후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기로 한 것에 대한 당위성을 적극 설명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대테러방지라는 아젠다가 인권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우리 당에게 거리가 있는 아젠다 일 수 있다"면서도 "우리 당이 집권을 준비하고 국민의 안전을 먼저 마련해야 하는만큼, 대테러 문제에 관하여 더 적극적이고 우선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또 "저희들이 나서서 여러 국민들의 걱정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가는 정책 대안정당의 면모를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이종걸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여당 뿐만 아니라 같은 당인 야당에서도 공감을 얻지 못했다.

    정보위 소속 한 야당 의원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것은 원내대표의 뜻이니까 잘 알겠지만, 적어도 정보위 간사를 비롯한 의원들과 상의를 해야하는게 아닌가 싶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법안을 제정하는데 이렇게 며칠새에 만드는 케이스는 없지 않느냐"며 "정기국회 안에 해야 한다는 것은 어렵다. 짧게는 12월 임시국회고 19대 임기 안에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애당초 정부여당이 안을 가져오면 판단해서 협상할 안이지 우리가 먼저 안을 내놓을 일은 아니다"라면서 "실질적인 컨트롤 타워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고 형법이나 항공법 등 여러 법들도 얽혀있다"고 했다.

    당내 논의가 없었기 때문에 이견이 여전히 상존하는 상황이라 진통이 계속 될 것이라는 얘기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도 "이종걸 원내대표는 테러방지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생각해도 이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죽어도 안된다고 압박하고 있다"고 걱정을 털어놨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야당이)매번 법안처리를 약속했다가 또 어기고 그러지 않았나"면서 "그래서 이번에도 거의 법안을 다 만들었다가 국회법 개정을 엮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여야가 모두 의아해 하는 테러방지법은 어쩌다 갑자기 나오게 됐을까. 정치권에서는 이종걸 원내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조급함을 느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로서는 원내대표 임기를 정리하는 '유종의 미'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당장 지난 2일 이종걸 원내대표는 예산안 협상 테이블에서 '완패'했다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총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치명타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번 정기국회가 끝나면 사실상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이 총선체제로 전환해 지역구로 뿔뿔이 흩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을 덧붙이면, 이종걸 원내대표가 전날 협상 완패를 만회할 시간적 여유는 많지 않아보인다.

    정보위 한 관계자는 "이종걸 원내대표가 원내사령탑으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게 아닌가 한다"며 "여당은 혹시 법안 연계를 들고 오지 않을지에 대한 의혹을, 새정치연합은 이걸 왜 지금 강행하려하는지에 대한 의혹의 시선을 각자 보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