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자체 확보한 정보로 러시아 여객기 사고 테러 결론…러 포함 동맹국에 알려”
  • ▲ 영국이 러시아에 여객기 테러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는 러시아 스푸트니크 뉴스의 보도 화면. ⓒ러시아 스푸트니크 뉴스 보도화면 캡쳐
    ▲ 영국이 러시아에 여객기 테러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는 러시아 스푸트니크 뉴스의 보도 화면. ⓒ러시아 스푸트니크 뉴스 보도화면 캡쳐


    지난 10월 31일 오전(현지시간) 이집트 시나이 반도 북동부에서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의 사고 원인이 테러라는 증거를 영국 정부가 찾아내 러시아 정부에 제공했다고 러시아 언론들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푸트니크 통신 등 러시아 언론들은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외무부 공보실장의 발언을 전했다.

    영국 외무부 공보실장은 이날 “우리가 자체적으로 입수한 정보를 토대로 러시아 여객기 사고의 원인이 테러라는 결론을 내렸으며, 이를 러시아와 동맹국들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영국 외무부 공보실장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필립 해먼드 외무장관이 러시아 여객기의 기내에서 폭발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던 점을 언급하며, “일부 정보는 기밀이었지만 공유 가능한 범위 내에서 동맹국들에게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영국 외무부 공보실장의 이야기대로라면, 이 정보는 외무부 장관 휘하에 있는 MI6(SIS)가 입수한 것으로 보인다. MI6는 중동 지역의 정보에 밝은 정보기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러시아 정부도 영국 정부의 말을 인정했다.

    이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객기 추락의 원인이 테러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데 이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수석도 “영국 정부로부터 여객기 사고와 관련한 정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공보수석은 “영국이 건넨 정보가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는 밝힐 수 없다”면서 “우리는 이 참사를 조사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국가들과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에 여객기 추락의 원인이 테러라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공한 영국 또한 지난 8월 이집트 시나이 반도 인근에서 미사일에 맞을 뻔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美CNN은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여객기 한 대가 지난 8월 이집트 시나이 반도 남쪽에 있는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 공항에 접근하던 중 미사일에 맞을 뻔 했지만 무사히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샤름 엘 셰이크는 지난 10월 31일 오전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가 이륙한 곳이다.

    CNN에 따르면, 지난 8월 23일(현지시간) 승객 189명을 태운 영국 톰슨에어웨이 소속 여객기가 런던을 출발해 샤름 엘 셰이크로 접근하던 중 300m 거리까지 다가온 미사일을 발견하고 황급히 회피, 안전하게 착륙했다고 한다. 당시 여객기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이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이집트 정부 또한 이 사건을 부정하지 않았다. 지난 8일(현지시간) 이집트 외무부 대변인은 SNS에 “당시 샤름 엘 셰이크로부터 몇 킬로미터 떨어진 군 기지에서 지대지 미사일 사격 훈련이 있었다”면서 “지대공 미사일 사격이 아니었기 때문에 여객기가 위험하지는 않았으며, 해당 사실은 영국 항공사들에게 미리 통지했다”고 주장했다.

    톰슨 에어웨이 측 또한 “지난 8월 23일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있었던 일은 우려할 만한 것이 아니었고, 이후 운항은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지난 9월 이집트 특수부대가 서부 사막을 관광하던 멕시코인들의 SUV를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한 사건을 떠올리며, 이집트 지역 여행이 갈수록 위험해질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