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발,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 오래 가긴 힘들 듯
  •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자당 의원들이 철야농성을 하고 있는 국회 로텐더 홀을 방문해 교육부의 국정 역사교과서 방침을 비난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자당 의원들이 철야농성을 하고 있는 국회 로텐더 홀을 방문해 교육부의 국정 역사교과서 방침을 비난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국정역사교과서를 '자유민주주의의 적'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같은 자리에서 새누리당에 대해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다수의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극단주의적 세력"이라고 말해 자가모순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3일 국회 로텐더 홀 앞에서 역사국정교과서를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해 "독재주의자들이고 전체주의자들이자 국가주의자들"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지난 2일 저녁 8시부터 국회 로텐더홀에 모여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며 농성을 강행하고 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한다는 명분에서다. 문 대표는 그간 새누리당이 자신과 다른 생각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국정 역사교과서가 다양성을 빼앗고 친일과 독재를 미화할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그는 이날도 새누리당을 겨냥해 "역사학자의 90%를 좌파로 몰고 자신들과 다른 다수의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아주 극단적인 세력"이라며 "새누리당이 입으로는 자유민주주의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독재를 하려는 세력이라는 것을 국민들이 똑똑히 알게 됐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자가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본인 스스로가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자유민주주의의 적'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독재주의자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대표가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저평가하고 있는 현행 교과서를 유지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쪽은 문재인 대표"라고 밝혔다.

    특히 연이은 선거패배와 당내 내홍 속 이어지는 사퇴 목소리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당대표직을 끝끝내 유지하고 있는 문재인 대표다. 오히려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 독재 당대표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문 대표에게는 이번 발언이 자가당착이라는 비판을 사기 충분해 보인다.

    반면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같은자리에서 문재인 대표와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특히 비판여론을 의식한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국회를 중단하고 국회를 피하는 것이 눈 앞에 국민들에게는 큰 불편을 드리는 것이라고 해도 이번에는 용서해달라"며 "불가피한 국회 중단에 대해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이어 "국민의 편에서 비등한 반대 여론을 뒤엎고 나아가 획일화된 박근혜 정부의 태도를 우리는 분명히 막아내겠다"고 했다.

    이처럼 독립운동가 후손이면서 누구보다 강경한 태도를 취해왔던 이종걸 원내대표의 발언도 민생에 대한 목소리를 점점 의식하고 있어 문재인 대표만 더 강경하게 나가고 있는 이번 보이콧 투쟁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야당 의원들 가운데서도 빨리 예산안 등 현안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총선 체제에 돌입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작지만 나오는 것으로 안다"면서 "국정교과서를 매듭짓지 않으면 당 내 갈등도 풀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